“그것이 알고 싶다” 미제의 밤 위 치열한 질문→유영철·이두홍 흔적 따라 긴장 고조
희미한 조명이 비추는 상점 안,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미제의 밤을 지난다. 평범한 일상의 끝자락에서 가장 잔인한 운명을 맞이한 한 여성, 이정숙(가명)씨의 마지막 흔적을 따라 프로그램은 가족과 생계,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시간을 되짚는다. 그러나 피해자가 머무르던 그 시간, 부산 충무동의 하늘은 더욱 짙은 어둠에 잠기고 말았다.
참담했던 현장은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친구와의 전화 통화 도중, 방문한 손님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던 피해자는 이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점포 내부는 혈흔으로 얼룩져 있었고, 미처 끄지 못한 불빛 아래에는 하의가 벗겨진 채 눕혀진 시신이 있었다. 얼굴에 집중된 무차별 공격과 목 졸린 흔적, 그리고 사라진 속옷은 범행의 잔혹함을 증명했다. 그러나 정작 범인의 흔적이라 할 만한 것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결정적인 증거 없는 채, 사건의 시간은 멈춘 듯 흐르지 않았다.

20년 세월을 거치며 이 사건은 연쇄살인범 유영철, 그리고 영화의 모티브가 된 이두홍(가명)이라는 두 인물의 의혹에 휘말렸다. 유영철은 과거 성인 용품 관련 업주 살해까지 일으킨 바 있었고, 부산에서의 범행 가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면 이두홍 역시 충무동 인근의 또 다른 끔찍한 사건의 범행을 자백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두홍은 자신의 뒤에 남은 실체를 설명하지도 못한 채 교도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누가 진짜 진범인가를 향한, 세상을 향한 질문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현장에 남겨졌던 단 하나의 단서, 범인 것으로 추정되는 특이한 안경알이 의미심장하게 떠오른다. 이번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안경알과 함께 미궁에 빠진 시간의 틈을 비집고, 진실을 가로막은 어둠에 조용한 파장을 던진다. 피해자의 상처와 유족의 고통, 그리고 진실을 향한 집념이 스산한 화면 위로 깊게 스며들었다.
길게 침묵해온 부산의 미제 사건이 다시 세상의 빛을 받을 수 있을까. 골목 어귀마다 남겨진 흔적과 목소리가 다시 살아나기를, 시청자는 간절하게 기다린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한 여성의 미완의 생, 그 무거운 기억을 6월 7일 토요일 밤 11시 10분 특별한 시선으로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