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높은 날, 강릉은 달랐다”…실내외 명소에서 피서와 감성 모두 즐긴다
요즘 강릉에서는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여행이 아니라, 자연과 문화, 휴식이 어우러진 여름나기가 일상이 됐다. 햇살이 뜨겁지 않아 흐릿해도, 31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높은 자외선은 외출에 신중함을 더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도시의 피서법을 찾고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 사이에선 한울타리마을의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다. 넓은 들과 잔디밭, 그리고 전통 방식의 놀이와 먹거리가 매력적이라 아이들과 도시를 벗어나 한적함을 만끽하려는 이들에게 제격이라는 평이 많다.

숲을 좋아하는 이라면 대관령자연휴양림을 찾는다. 짙게 우거진 침엽수림과 계곡 물소리는 등산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와 만나면서, 체감온도가 달라지는 기분까지 선사하고 있다. 흐린 날씨 덕분에 햇볕에 지치는 일이 적다는 점도 산책객의 발길을 모은다.
‘작품이 숲이 되고, 숲이 미술관이 되는 곳’이라 불리는 하슬라아트월드는 실내외 공간을 넘나들며 색다른 예술 감각을 느끼게 한다. 야외 조각공원, 미술관, 전시관에선 갑갑한 실외와 여유로운 실내를 오가며 온 가족이 사계절 문화 체험을 경험했다고 느끼는 반응이 많았다.
강릉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안목해변과 카페거리도 흐린 여름날의 여유를 더한다. 해변을 따라 들어선 감성 카페에선 바다와 커피, 그리고 조용한 미풍이 한데 어우러진다. 갈증을 풀어주는 시원한 음료와 잔잔한 파도 소리는 여행자들의 ‘머무는 여행’을 완성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편, 전통과 역사를 느끼고 싶다면 오죽헌의 고풍스러운 정원이 답이다.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생가로서 산책하는 내내 한국 고유의 멋과 여백의 미를 닮은 고택이 무더위와는 다른 고요한 쉼을 안긴다.
관광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여름철에는 실내외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다층적 여행지가 각광받는다”며, “자연, 문화, 힐링 모두를 경험하는 곳일수록 방문객 만족도가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커뮤니티에서는 “날씨 때문에 망설였지만 강릉에 오길 잘했다”, “기온이 높아도 숲길 산책이나 바다 앞 카페는 오히려 더 특별하다”는 체험담이 이어진다.
강릉의 피서 명소들은 단순한 관광지만이 아니라, 계절과 날씨, 그리고 내 취향에 맞춰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공간이 돼가고 있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여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