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도 무더운 하루, 구리엔 한강 산책과 도서관 피서가 답이다"…실내외 나들이 인기
요즘 구리에서는 흐린 날씨에도 야외로 나서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더운 날은 실내에만 머무는 게 당연했다면, 지금은 도시 한복판에서 ‘적당히 흐리고 더운 날’의 매력을 즐기는 게 일상 풍경이 됐다.
여름 구리의 오후 3시, 기온은 30.9도를 오르내리고 체감온도도 31.7도를 찍었다. 습도는 64%로 높고 자외선 지수가 ‘높음’ 수준이지만, 대기질만큼은 미세먼지 ‘보통’을 넘어 초미세먼지 ‘좋음’ 등급. 게다가 60% 확률의 비 예보까지 겹치며, 현지 주민과 방문객 모두 우산을 챙긴 채 나들이 장소를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날, 사람들은 한강변 ‘구리한강시민공원’ 산책로에서 끈적한 더위를 잊은 산책을 즐긴다. 탁 트인 강변과 잘 정비된 자전거도로는 흐린 하늘 아래 오히려 숨 쉴 틈을 선사한다. 서울 방향 워커힐산책로로 난 숲길 역시 인기다. 숲 사이로 솔솔 부는 강바람에 걷다 보면, 무더위와 먼 존재처럼 느껴진다. “이런 날씨에 바깥을 걷는 것조차 사치로 여겼는데, 오히려 그늘진 강가와 숲길이 최고의 여유라는 걸 알았다”고 방문객들은 표현했다.
실내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구리시립도서관이 단골 추천이다. 쾌적한 냉방과 넓은 열람실,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문화강좌 덕분에 더위를 요령 있게 피하며 ‘조용한 쉼’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전용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런 변화는 SNS에서도 감지된다. “한강을 바라보며 걷다가 비를 살짝 맞았더니,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라는 체험담이나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오니 무더위 속에서 오히려 환기가 됐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관계자들은 “겨울엔 실내, 여름엔 실외만 고집하는 이분법적 나들이가 아니라, 날씨에 따라 실내외를 적절히 오가는 라이프가 자리 잡았다”는 점을 짚는다. 비 소식과 더위, 흐림까지 겹친 날도 ‘딱 맞는 장소’를 고르면 도심 속에서도 충분히 쉬고 충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흐린 여름 도시의 산책, 그리고 조용한 도서관 쉼표.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