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타고 울리는 군영의 기상”…화도진 축제, 직접 체험하는 역사와 생활의 무대
요즘은 가족·친구와 함께 동네 역사 축제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예전엔 유적지 견학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도시의 일상 위에 녹아든 지역 축제가 세대와 삶을 잇는 장이 됐다.
인천 동구에서 펼쳐지는 ‘화도진 축제’ 현장은 시간을 건너온 장면들로 가득하다. 특히 대북 타고로 시작해, 어영대장 축성행렬과 군영의 교지하사식이 재현되는 대목에선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숨을 죽여 관람한다. SNS에도 행렬 인증샷과 화려한 야경, 온 가족이 체험에 몰입한 사진이 쏟아진다. 축제 기간인 9월 5일부터 7일까지 동인천역 북광장과 화도진공원에는 관람객 16만 명이 넘게 모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해마다 화도진 축제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한때 폐쇄적이던 군영의 상징이 지역 전체의 ‘축제 공감대’로 자리잡았다. 전통군영체험존과 드론·공예체험 등은 아이들에게 직접 몸으로 느끼는 역사의 재미를 선사하고, 먹거리장터와 플리마켓, 밤의 소망터널은 가족단위 방문객의 주요 추억 코스다. 동구 소년소녀합창단, 합창단·뮤지컬·댄스·프린지 무대에선 지역 주민과 청소년의 참여가 무대를 채운다.
지역 연구에 밝은 김지훈 문화평론가는 “전통축제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세대 공동체의 감각을 살리는 공간이 됐다”며 “아이와 어른이 함께 어울리는 경험이야말로 축제의 본질”이라고 표현했다. 축제 기간 동구 주민은 “예전엔 멀게만 느껴졌던 전통이, 지금은 집 앞 공원에서 직접 만져보는 추억이 됐다”고 고백했다. 현장 댓글엔 “올해도 가족과 꼭 가겠다”, “밤의 소망터널이 정말 아름답다”는 반응이 많았다.
역사의 온기가 살아 있는 공간에서 모두의 취향과 감정이 만난다. 아이에겐 신기한 군복 체험, 어른에겐 어릴 적 추억, 젊은 세대에겐 새로운 놀이가 된다. 그러니까 화도진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라, 일상에 스며드는 ‘함께 사는 방식’ 그 자체다. 오래 남는 추억을 만드는 일, 그 안에서 우리 삶은 조금 더 풍요로워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