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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인권위 진정 기각 경위 본격 조사”…박광우 전 군인권조사국장 직대 소환
정치

“특검, 인권위 진정 기각 경위 본격 조사”…박광우 전 군인권조사국장 직대 소환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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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과 인권위, 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진정 기각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일 국가인권위원회 고위 인사를 소환하며 인권위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진정 및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과정에 본격적으로 칼을 들이댔다. 여야와 시민사회는 진정성·절차성 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박광우 전 인권위 군인권조사국장 직무대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박 전 직무대리는 지난해 박정훈 대령 관련 제삼자 진정 현장조사에 직접 관여한 책임자다. 특검팀은 2023~2024년 사이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이 이끈 군인권소위가 박 대령에 대한 진정과 긴급구제 신청을 연이어 기각한 배경, 절차적 정당성과 위법성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용원 위원이 채상병 사건 진정이 제기된 직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뒤 입장을 번복했다는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군인권소위가 박 대령 긴급구제 신청을 지난해 8월 29일 기각한 데 이어, 이듬해 1월 진정도 모두 각하한 절차적 일탈 여부도 쟁점으로 꼽힌다. 군인권센터는 “당시 김 위원이 논란이 된 진정 건을 전원위원회에 올리지 않은 채 소위에서 곧바로 기각을 결정했다”고 비판했으며, 특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 위원을 조사 중이다.

 

한편 특검팀은 2일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이어 한석훈·원민경 등 소위 안건에 참여한 여러 인물들을 차례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김용원 위원 본인 소환도 예고돼 있어, 특검 조사 강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특검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전직 공수처 부장검사 3명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직 이대환 공수처 수사3부장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이 이뤄졌으며, 공수처가 2023년 8월 채상병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후 1년 반 가까이 실질적인 진전 없이 지연된 경위, 송창진 전 공수처 수사2부장의 ‘임성근·이종호 구명 로비’ 의혹 연루 및 위증 혐의 등도 파헤쳐지고 있다.

 

특검팀은 2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3번째 소환하고, 박정훈 대령도 참고인으로 불러 6번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여러 사건 관계자의 진술과 기록 교차 검증을 통해, 채상병 사망과 관련된 자료 이첩·회수 및 외압 정황을 입체적으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날에는 당시 수색 작전을 지휘했던 최진규 전 11포병대대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최 전 대대장은 오전 출석길에 “채상병의 순직에 많은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린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특검의 칼끝은 인권위와 공수처, 군 주요 책임자들까지 전방위로 향하고 있다. 향후 박진 전 사무총장,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실무 책임자 조사 이후, 특검 수사가 본격적 소환·기소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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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특별검사팀#박정훈대령#국가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