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통한 평화가 답”…엘브리지 콜비 美국방차관, 아태 동맹 집단방위 분담 촉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집단방위와 군사적 협력 필요성을 두고 미국 국방부와 동맹국 간 시각차가 격화되고 있다. 최근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이 “힘을 통한 평화”를 거듭 강조하며, 동맹국들에게도 분담할 준비와 실질적 기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미중 중심의 신냉전 구도와 맞물려, 아태국가들의 집단 안보담론이 다시금 정치권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차관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모두 기여해야 하며 집단방위 부담을 짊어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광복절이자 태평양전쟁 종전 80주년 하루 전을 맞아 “여기(태평양전쟁)에서 교훈은 명확하다”고 전제하면서, “평화주의는 답이 아니다. 오히려 힘을 통한 평화가 정답”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가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에 전달하는 정책”이라며 군사력 기반 방위태세의 필요성이 미국의 공식 정책 메시지임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콜비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이에 맞서는 미국의 전략적 구도 변화 속에서 아태 동맹국들이 안보 부담을 함께 지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쟁의 교훈은 명확하다. 우리 군대는 핵심 이익에 대한 침략에 맞서 싸우고 방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특히 아시아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동맹국들의 산업 기반 역시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콜비 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리더십 아래, 우리는 이 같은 원칙을 미 국방 각종 회의에서 초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콜비 차관의 메시지를 두고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내 보수진영은 “글로벌 안보위기 대응을 위해 한미일 등 동맹이 더욱 견고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몇몇 아시아 동맹국에서는 “분담 강요가 아닌 상호존중이 먼저”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국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방위분담과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기본 원칙엔 동의하지만, 각 국가의 주권과 여건을 고려한 탄력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이 아태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 기조를 선명히 하면서, 중국 견제용 동맹강화 외에도 역내 군비경쟁 심화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동맹국들의 실질적 방위분담 논의와 지역 내 여론 변화, 나아가 미중 간 정치·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