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3~5% 하락”…미국·중국 규제 리스크에 반도체주 약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일 미국과 중국의 규제 리스크에 동반 하락하며, 국내 반도체 주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와 중국의 AI 기술 자립 움직임이 겹치며, 양사 주가는 각각 3.01%, 4.83% 내렸다. 단기 불확실성 확대로 시장 충격이 확대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1% 내린 67,600원에, SK하이닉스는 4.83% 하락한 256,0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시가총액 1, 2위 반도체 주 약세에 코스피도 1.35%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 대상에서 제외한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VEU 제도란 미국산 반도체 장비가 중국 공장에 공급되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조치인데, 이번 제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 공장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미 정부는 2022년 10월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 견제와 관련, 중국에 대한 장비와 기술 이전을 제한하고 있다. 양사가 해당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은 약 3년 전으로, 이번 조치로 VEU 자격은 박탈됐다.
중국 내 기술 자립도 변수로 작용한다. 이날 중국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신형 AI 칩을 공개했다는 소식에 시장 투자심리도 뒤흔들렸다. 주요 외신은 알리바바의 새 칩이 범용성이 높고, 다양한 AI 추론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는 엔비디아 등 미국산 칩 의존도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며, 국내 및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도 파급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을 내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진영에 대한 시장 우려가 확대되고, 국내 메모리 업계 투자심리도 당분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중국 반도체 제재가 강해지면서 국내 메모리 밸류체인 전반 부담이 늘었으나, 글로벌 공급망이 분산돼 있어 전면적 구조 재편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요인이지만, 곧 불안감이 해소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반도체 업종 단기 약세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공급망 구조상 장기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미·중 규제와 알리바바 등 기술기업의 반도체 자립 행보에 긴장감을 이어갈 전망이다.
향후 반도체 시장의 흐름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VEU 등 글로벌 규제 변화, 주요 기업의 기술 혁신 소식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