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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수종이 그린 자연 만찬”…정원 위 기억→삶을 치유하는 식탁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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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수종이 그린 자연 만찬”…정원 위 기억→삶을 치유하는 식탁의 기적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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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끝에 머무는 햇살과 바람, 그리고 정원의 향기에 스며든 하루가 ‘한국인의 밥상’에서 펼쳐졌다. 최수종이 이끄는 방송은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이들의 소박하지만 깊은 삶을 조명했다. 꽃과 나무를 옆에 두고 매일을 살아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손수 차려올린 밥상에는 가족과 이웃, 사계절을 오롯이 품은 치유의 시간이 담겼다.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의 남상호와 이은혜 부부는 달마산 자락에서 축구장 스무 개에 달하는 정원을 일군다. 아내 이은혜가 해남의 땅끝에서 가꾼 식재료로 완성하는 나박조개탕, 콩나물무침, 제비쑥 콩국수, 황칠 솔잎민어찜 등의 요리는 마을 이웃의 정성과 세월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안는다. 남상호의 넉넉한 품이 만들어낸 자연, 그리고 아내와 이웃이 이어온 시간의 온기는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 모두에게 인생의 위로로 번져간다.

정원에 피어난 인생 밥상…‘한국인의 밥상’ 최수종, 자연 만찬→삶을 치유하는 식탁 / KBS
정원에 피어난 인생 밥상…‘한국인의 밥상’ 최수종, 자연 만찬→삶을 치유하는 식탁 / KBS

창선도 이화형 씨 가족의 정원은 500여 가지 모양의 토피어리가 살아 있는 예술 작품이다. 기차, 공룡, 다양한 동화 캐릭터 형태로 정원수를 빚었던 시아버지의 마음은 손녀를 위한 작은 놀이터로 꽃피웠다. 시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 이후, 남겨진 가족은 더욱 단단해진 정으로 정원을 지켜간다. 친정어머니의 손맛이 깃든 키조개구이와 두루치기, 단호박 된장찌개, 꽃게요리는 함께 살아온 시간과 그리움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숲을 배경으로 둘러앉은 가족은 마주 보는 눈길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오늘을 새긴다.

 

전라남도 화순군의 양영자, 김남순 부부에게 정원은 고통을 딛고 다시 선 삶의 자리다. 세계 각국에서 모은 꽃과 자연에서 자란 허브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양영자는 암 치료의 힘든 시간을 자연 속에서 이겨냈다. 김남순은 묵묵히 옆자리를 지키며 이 시간을 함께 건넜다. 채소와 두부, 다슬기를 더한 맑은 두부탕은 자연 그 자체의 맛이 돋보였고, 가족의 해맑은 미소는 곁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가장 아름다운 정원은 누군가의 손끝과 미소, 그리고 사랑이 피어나는 곳임을 보여줬다.

 

서로 다른 세 가정, 각자 다른 이야기가 자연의 품에서 다시 빚어낸 밥상 위에 모였다. 그 밥상은 단순한 식구를 넘어 마음을 어루만지는 인생의 만찬이었다. 무성한 정원 한가운데서 피어난 삶의 이야기는 자연과 식탁,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깊은 울림을 전했다.

 

‘한국인의 밥상’은 6월 12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꽃과 허브, 그리고 땅끝에서 자라난 인생 밥상을 방송할 예정이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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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밥상#최수종#정원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