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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세 품새 시연”…한종상, 실버태권도 페스티벌→기립박수
스포츠

“101세 품새 시연”…한종상, 실버태권도 페스티벌→기립박수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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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세월의 주름 위로 태권도의 단정한 기운이 흘렀다. 한종상 옹이 매트 위에 선 순간, 관중석의 모든 이들은 숨을 삼켰다. 백세의 고령에도 흔들림 없이 뻗어나간 동작들은 우아함과 힘을 동시에 품었다.

 

2025년도 전국실버태권도 페스티벌이 28일 청주시 충북스포츠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전국 32개 팀, 600여 명의 실버 수련생들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우정과 기량을 맞대며, 각자의 연륜과 열정을 품은 무대를 펼쳤다.

“101세 품새 시연”…한종상, 실버태권도 페스티벌→기립박수 / 연합뉴스
“101세 품새 시연”…한종상, 실버태권도 페스티벌→기립박수 / 연합뉴스

가장 뜨거운 시선은 한종상(101) 옹을 향했다. 이날 한종상 옹은 개인 품새와 종합 시범 부문에 참가해 정제된 태극 6장과 7장 동작을 완수했다. 곧게 세운 자세와 흔들림 없는 균형에서 90세에 태권도를 처음 시작한 그의 흔적이 묻어났다. 품새를 마친 한종상 옹을 향해 관중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한종상 옹은 “대회에 나오니 날아갈 듯 기쁘다. 태권도가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하며, 환한 미소로 주변의 응원을 받아들였다. 대한태권도협회는 한종상 옹의 출생에 대해 주민등록상 1926년생이나 실제로는 1924년에 태어난 것으로 밝혔고, 고령에도 성실한 수련과 당당한 도전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세대와 세대를 잇는 무대도 이어졌다. 양청중 1학년 선시연 양은 여섯 차례나 심장 수술을 이겨내고, 어머니 선돈비 씨, 할머니 정정숙 씨와 함께 가족 품새 부문에 도전했다. 세 가족은 함께 매트에 올라 풍부한 감동을 선사했다.

 

현장에서는 실버 수련생들의 활약에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김경수 대한태권도협회 실버위원회 부위원장은 “태권도 수련은 근력과 심폐지구력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다. 많은 어르신들이 태권도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실버태권도 페스티벌은 노년의 새로운 도전과 세대 간 연대의 가치를 재확인하며, 앞으로도 건강한 노후와 감동의 무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 페스티벌은 2026년 상반기에 개최될 예정이다.  

 

하루하루 쌓인 나이의 무게를 이겨낸 손끝에는 여전히 삶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삶의 곁을 지키는 도전, 그리고 환호. 전국실버태권도 페스티벌은 2025년 6월 28일, 청주에서 또 한 번 감동의 흔적을 남겼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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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상#실버태권도페스티벌#대한태권도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