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유관순·김구, 독립운동가 상징 자리”...한국갤럽, 광복 80주년 국민 인식 조사
항일 독립운동가를 둘러싼 국민적 인식이 재조명됐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2025년 8월 12~14일,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를 실시한 결과,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백범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가 대표 인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번 조사는 ‘항일 독립운동가’ 하면 떠오르는 인물을 3명까지 자유롭게 응답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자의 47%가 안중근 의사를, 45%가 유관순 열사를, 43%가 김구 선생을 꼽았다. 뒤이어 윤봉길 의사(23%), 도산 안창호 선생(19%), 홍범도 장군(8%), 김좌진 장군(5%), 이승만 전 대통령(3%), 이봉창 의사와 시인 윤동주가 각각 1.6%를 기록했다.

성별에 따라 결과 차이도 확인됐다. 남성 응답자 중 안중근 의사가 52%로 가장 높았으며, 여성 응답자 중에는 유관순 열사가 51%로 1위를 차지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동아시아 항일 투쟁의 상징적 인물로 손꼽혔고, 최근 뮤지컬 ‘영웅’, 영화 ‘하얼빈’ 등을 통해서도 재조명받아 왔다.
유관순 열사는 3·1운동의 상징으로, 천안 만세운동을 이끌다 옥중에서 순국했으며, 청년 독립운동가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백범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며 항일 투쟁을 주도한 민족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다. 해방 후에는 민족통합을 바탕으로 완전 독립을 모색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윤봉길 의사는 훙커우공원 의거로, 안창호 선생은 민족교육과 계몽운동으로 국민적 인지도를 확보했다. 봉오동·청산리 전투 지휘 등으로 알려진 홍범도 장군은 최근 유해 봉환 및 육군사관학교 흉상 이전 논란 등으로 주목도가 상승했다. 김좌진 장군, 이승만 전 대통령, 이봉창 의사, 시인 윤동주 등도 항일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응답됐다. 상위 5위 순위는 10년 전 조사와 동일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시민들이 꾸준히 기억하는 독립운동가와 함께, 시대적 이슈와 논란에 따라 인식 변화가 일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특히 홍범도 장군 등 최근 사회적 쟁점과 맞물린 인물의 인지도 변화, 남녀·세대별 상징적 인물에 대한 선호 차이가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와 여론 흐름을 고려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독립운동가 기념사업과 교육 정책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정치권 역시 주요 독립운동가에 대한 평가와 기념사업 추진을 놓고 다양한 입장 표명을 이어가며, 국민적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