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즌 연속 홈런 신화”…박병호, KIA전 아치→삼성 반등 불씨 지폈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오랜 침묵 끝에 다시 살아났다. 뜨거운 여름 밤, 광주 챔피언스필드를 가른 대형 아치는 팀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베테랑 역사를 새로 썼다. 박병호가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한 순간, 삼성 라이온즈 팬들의 가슴에도 희망이 번졌다.
41일 만에 터진 박병호의 홈런은 10일 열린 2024 신한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 중 7회초 1사에 나왔다. 제임스 네일이 던진 2구째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시원하게 오른쪽 담장을 벗어나며 125m 비거리로 시즌 10호 홈런 아치를 그렸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온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의 위업이 올해도 계속됐다.

박병호는 지난 SSG 랜더스전 이후 한 달 넘게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침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날 홈런으로 박병호는 역대 11번째로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팀 동료들은 벤치에서 포효하는 박병호를 뜨겁게 환영하며, 경기장엔 묵직한 탄성이 번졌다.
홈런은 경기 흐름을 바꿨다. 2-0으로 앞서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박병호의 아치는 삼성 타선과 마운드 모두에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분위기 역시 단단하게 만들었다. 팬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드디어 박병호가 돌아왔다’며 오래 기다린 만큼 더 큰 박수를 보냈다.
경기 뒤 박병호는 담담하게 "홈런을 생각하지 않고 좋은 스윙에만 집중했다. 팀에 힘을 싣게 돼 기쁘다"고 했다. 용기와 집중, 그리고 오랜 집념이 빚어낸 결과였다. 삼성은 베테랑의 한 방에 힘입어 하위권 탈출과 후반기 도약을 노릴 수 있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밤으로 짙어지던 경기장, 박병호의 홈런 아치엔 베테랑의 무게와 팀을 향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시즌 중반, 다시 찾아온 뜨거운 기운이 NC다이노스와의 홈 3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라이온즈의 다음 경기는 12일 대구에서 열린다. 박병호와 함께 달라질 삼성의 항해에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