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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1%대 첫 추락”…OECD, 구조개혁 미흡에 경제 기초체력 약화 경고
경제

“잠재성장률 1%대 첫 추락”…OECD, 구조개혁 미흡에 경제 기초체력 약화 경고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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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식 전망이 발표됐다. 국내 경제의 성장잠재력 하락이 가시화되며 기초체력에 구조적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생산성 둔화 등 누적된 구조적 요인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7월 7일 한국은행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OECD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4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분석치(2.0%)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2001년 이후 처음으로 2%선을 밑돈 것으로, 경제 성장의 마지노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재성장률 1%대 추락…한국 경제 ‘기초체력’ 경고음 “구조개혁 시급” / 연합뉴스
잠재성장률 1%대 추락…한국 경제 ‘기초체력’ 경고음 “구조개혁 시급” / 연합뉴스

잠재성장률은 모든 생산요소가 효율적으로 활용될 때 물가 상승 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을 의미한다. 한국 경제는 2000년대 초반엔 5% 안팎이었으나, 2010년대 들어 3%대로 하락했고, 최근 들어선 2%대 중반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저출산, 고령화, 생산성 저하 등 구조적 한계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IMF 역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갭률이 2025년 -1.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질 GDP가 잠재 GDP에 미치지 못하는 마이너스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의미다. 경제의 성장 동력이 상당 기간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10년 전만 해도 잠재성장률은 약 3%였지만 지금은 2%를 꽤 밑돈다”고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한국은행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생산성 정체가 이어지면 성장잠재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경쟁력 약화 흐름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1%로, 격차는 확대됐다. 캐나다와 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 일부도 잠정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가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을 빠르게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 어렵다”며, 노동·자본·기술 전반에 대한 경쟁력 강화, 고령층 노동시장 참여 확대, 기업 환경 개선 등이 동반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 역시 잠재성장률 회복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잠재성장률 3% 진입’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며 인구구조 개선, 혁신 R&D 확대, 외국인력 효율적 활용 등 구조개혁 방안 추진 의지를 밝혔다.

 

잠재성장률 1%대 진입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통계 하락이 아니라, 생산 자원의 비효율과 경제 기초체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체질개선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 전환 여부는 구조개혁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권과 정책 당국이 실질적 대응으로 저성장의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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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한국은행#잠재성장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