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백현진, 낮밤 이분법 깨트린 그날”…‘서울식’ 이중 발매→음악계 파동
엔터

“백현진, 낮밤 이분법 깨트린 그날”…‘서울식’ 이중 발매→음악계 파동

신도현 기자
입력

맑은 햇살과 깊은 밤의 시간이 한 도시 위에 포개질 때, 백현진은 음악으로 숨겨진 풍경을 낱낱이 꺼내 보였다. 정규 앨범 ‘서울식’을 낮과 밤, 서로 다른 얼굴로 쪼개어 같은 날 연속으로 선보인 이번 실험은 음악계에 오랜 파문을 남겼다. 익숙한 도심의 산책길과 바람, 그리고 그늘 아래 숨은 감정들까지, 백현진은 목소리와 사운드 위에 자신의 온 시간을 담아냈다.

 

‘서울식’은 낮 사이드와 밤 사이드로 분리됐다. 따사로운 도시의 낮을 닮은 첫 앨범이 정오에 공개된 뒤, 6시간 뒤 어둠이 내려앉는 시각에는 밤의 이야기를 열어젖혔다. 16곡의 트랙에는 2023년 선공개된 곡 ‘빛23’, ‘모과’부터 밴드라이브에만 머물던 미발표곡, 네이버 온스테이지에서 공개됐던 ‘횟집’, 서정적인 연주곡까지 두루 담겼다. 감상은 앨범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하루의 감정 곡선을 귀로 훑는 느낌을 남긴다.

“낮과 밤이 엇갈린 실험”…백현진, '서울식' 2장 연속 공개→음악계 충격
“낮과 밤이 엇갈린 실험”…백현진, '서울식' 2장 연속 공개→음악계 충격

프로듀싱과 믹싱 전 과정은 모두 백현진 스스로의 손끝에서 빚어졌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곡 한 곡을 천천히 다듬으며, 그는 음악적 삶의 색과 질감을 고스란히 입혔다. 국경을 넘는 디테일은 세계적 엔지니어 챕이 맡아 완성됐다. 챕은 다프트 펑크와 함께 그래미 무대에 올랐던 경험을 바탕으로, 백현진의 소리를 더욱 명료하고 살아 숨 쉬는 결로 채워 넣었다.

 

음반의 시각적 이미지 역시 특별했다. 백현진이 그린 회화 위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 김영나의 추상 그래픽이 더해지며, 눈과 귀의 경계 위 ‘서울식’만의 감각이 선명히 깃들었다. 물리적 경계와 예술적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자는 창작 의지가 앨범 한가운데 응집됐다.

 

두 가지 시간대를 가로지르는 연이은 앨범 발매는 백현진이 예술적 변화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아티스트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올해 상반기 KT&G 상상실현 페스티벌, 디 에어하우스 무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펼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단독 공연 준비와 함께 ‘77쑈’ 휴식기를 가진다. 이어 오는 22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리는 아시안 팝 페스티벌에 무대를 마련, 또 한 번 관객들과 진한 순간을 나눌 예정이다.

 

따스한 햇살과 쓸쓸한 밤바람이 마주치는 교차점, ‘서울식’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며 각자의 하루에 노래로 온기를 불어넣었다. 독창적 실험을 통해 백현진은 음악 그 이상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의 의미를 불러내는 존재임을 입증했다. 인천 아시안 팝 페스티벌에서 그는 또 다른 감동을 예고한 만큼, 사라지지 않는 여운이 음악 팬들의 일상을 오래도록 흔들 전망이다.

신도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백현진#서울식#아시안팝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