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무역적자 715억 달러”…미국, 수출 부진에 대중국 의존도 최저치
현지시각 7월 4일, 미국(USA) 상무부가 2024년 5월 무역수지 적자가 715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수출 감소 폭이 확대돼 전월 대비 적자 규모가 19% 가까이 늘어나, 세계 주요 경제국 간 무역 구조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무역적자 확대는 미국과 중국(China) 간 관세 정책 변화, 세계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 요인과 맞물리며 글로벌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 시간 기준 5월, 미국의 수입은 3,505억 달러로 작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수출은 2,790억 달러로 전월 대비 4% 줄며,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적자 폭을 기록했다. 미국 무역수지는 3월 관세 부과 전 기업들의 재고 확대로 적자가 커진 이후, 4월 강도 높은 관세 시행으로 일시 진정됐다. 그러나 5월부터 수출 부진이 이어지며 무역적자가 다시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미국 내 중국산 수입 감소와 무역적자 축소다. 5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39억 달러를 기록해, 이는 2020년 3월 이래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 전체 수입에서 중국의 점유율 역시 7.1%까지 떨어지며,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년 동기 대비 4.3%포인트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미중 간 보복관세, 관세율 조정 등무역장벽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율은 5월 12일 미중 양국의 90일 유예 합의로 일시 낮아졌지만, 상반기까지는 지속적으로 무역에 부담을 주었고, 그사이 미국 기업들은 대만(Taiwan), 베트남(Vietnam) 등 아시아 신흥국으로 수입처를 다양화했다. 5월 기준 대만의 미국 내 수입 비중은 5.9%로 높아졌고, 중국과의 격차는 1.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베트남 역시 환적 수출과 중국산 부품 활용을 기반으로 미국 내 점유율이 6%선에 이르는 등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미국 정부는 베트남 등 신흥국과의 무역 확대에 나서는 한편, 우회 수출차단을 목적으로 관세 이중 구조를 도입했다. 베트남 등과 정규 수입품 관세 협정을 통해 관세율을 20%로 제한하는 대신, 중국산 부품이 포함된 환적 상품에는 40%의 높은 관세를 적용해 무역경로 변화를 통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만의 수입 비중 확대 원인으로 AI 산업 및 첨단 반도체 수요 급증을 꼽는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미중 기술갈등이 깊어질수록 아시아 내 국가 간 역할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무역적자 확대가 "미중 상호 의존도 약화와 기술 중심 공급망 재편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향후 미국 무역수지 지표는 관세 정책 수정, 수출 회복세 여부, 그리고 대만과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 수입의 확대 지속 여부에 달려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투자자와 업계는 미중 무역경로 변화뿐 아니라 각국 수출입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가 단순 통계를 넘어 다극적인 글로벌 무역질서 변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관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