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수확 위해서는 빚 내야”…이재명 대통령, 확장재정 기조 강조
국가 재정 운용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고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 재정 상황을 진단하며 확장적 재정 기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 둔화와 세입 감소 속에서 정부의 역할과 재정 운용 전략을 두고 정치권 내파가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3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지금 씨를 한 됫박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를 수확할 수 있다면 당연히 빌려다 씨를 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어 “옆집에서 씨앗을 빌려 오려 하니 '왜 빌려오느냐, 있는 살림으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살림을 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쓸 돈이 없어 참 고민이 많다”며 “재정이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함에도 조세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경제 성장이 둔화로 세입이 줄면서 국가 재정이 취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봄에 뿌릴 씨앗이 없어 밭을 묵힐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며 “무조건 빌리지 말라고 하거나 있는 돈으로만 살라고 하면 결국 농사를 못 짓게 된다. 이 점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확장재정 기조에 확실한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경기 침체와 각종 복지 확대 요구가 맞물리면서 국채 발행 등 적극적 재원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 여야는 각각 성장과 복지, 재정 건전성이라는 가치 중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를 두고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출을 조정해 가용자원을 확보해야 하고 비효율적인 예산 지출 역시 효율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며 “좋은 의견을 내주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잘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채 발행 등 단순한 지출 확대만이 아니라, 예산 재구조화와 효율성 제고 등 전반적 재정 운용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확장적 재정 기조를 둘러싼 논란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지출 구조조정과 합리적 재정 운용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