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기록 이어졌다”…구자욱, 대구 홈에서 100안타→삼성 타선 중심 증명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울려 퍼진 함성의 무게가 달라졌다. 팀의 자존심을 지켜낸 5회말, 구자욱은 군더더기 없이 자신만의 스윙으로 역사를 다시 썼다. 수많은 시즌을 관통해온 연속 기록은 이날 또 하나의 확신으로 남았다.
22일 대구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선 구자욱은 5회 첫 타석에서 미치 화이트의 150㎞짜리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 한 방으로 구자욱은 올 시즌 100번째 안타를 완성하며 11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대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기록은 KBO리그 사상 11번째 사례로, 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이정표다.

시즌 초반은 녹록지 않았다. 구자욱은 3, 4월 31경기에서 30안타, 5월 25경기에서 21안타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타율도 4월 15일 한때 0.189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6월 22경기 28안타, 7월 11경기 21안타 등 집중력을 끌어올린 끝에 7월 21일 기준 타율 0.302까지 회복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팀 내외부의 분위기까지 바꿨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살아나면서 타선에 힘이 생겼다. 시즌 말미에는 구자욱다운 기록을 쌓을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구자욱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에 입단해 2015년 1군 데뷔와 동시에 매 시즌 100안타 이상을 11년 째 이어오고 있다. 한 시즌 최다 안타는 2017년 175개. 역대 최다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은 양준혁, 박한이가 나란히 16시즌으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삼성라이온즈는 구자욱이 타격 페이스를 완전히 회복하며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다음 경기에서도 홈 관중은 그가 만들어가는 기록과 순간에 한 번 더 숨을 죽일 전망이다.
하루를 버틴 손끝과 타석 위의 흔들림, 치열했던 순간이 모여 구자욱의 오늘을 만들었다. KBO리그는 팀을 넘어 한 선수의 서사까지 품어내는 야구의 무대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삼성라이온즈의 다음 경기는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팬들의 큰 기대 속에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