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무실점 역투”…심재민, 639일 만의 승리투수→롯데 불펜 새 희망
부산 사직구장 밤공기에는 복귀의 설렘과 긴장감이 뒤섞였다. 심재민은 632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으며, 자신보다 더 긴장한 듯한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연장에 돌입한 균형의 시간, 그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10회초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빛나는 역투를 펼쳤다.
202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양 팀 모두 집중력 있는 투수전과 공격을 이어가며, 4-4 동점으로 11회 연장 잠수함 싸움을 펼쳤다. 심재민은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물렀으나, 주무기인 날카로운 제구와 침착한 운영으로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단 1피안타 무실점 역투는 마치 1군의 문턱이 결코 낯설지 않다는 듯한 자세였다.

경기의 결말은 11회말, 단 한 번의 기회에서 왔다. 1사 1, 2루, 롯데 이호준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5-4 승리를 완성했다. 심재민은 긴 부상 공백을 딛고 639일 만에 당당히 승리투수가 됐다.
2023년 33경기 3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던 심재민은 시즌 종료 후 어깨 부상과 허리 수술로 1군 라인업에서 멀어졌다. 구속 회복의 벽에 막혀 2군에서 오랜 시간 땀을 흘렸으나, 이날 복귀전은 그의 건강과 의지를 고스란히 증명했다.
경기 후 심재민은 “오랜만의 1군 등판, 그리고 야간 경기라 더욱 낯설었지만, 일단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남은 기간 동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태형 감독 역시 “2군에서 올라온 심재민이 마지막 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심재민의 복귀는 전반기 불펜 과부하에 시달렸던 롯데에 새로운 용기를 더했다. 현장에서는 그의 단단한 복귀에 힘을 얻은 듯, 팬들의 박수와 동료들의 환호가 경기장을 메웠다.
오랜 재활과 기다림 끝에 다시 돌아온 심재민. 그의 투구는 롯데 마운드에 희망을 더했고, 여름밤 사직구장은 오랜만에 환호로 가득 찼다. 롯데 자이언츠의 도전은 7월 10일 저녁, 사직구장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