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키나 넘은 뚝심”…시비옹테크, 짜릿한 역전→프랑스오픈 4연패 꿈 굳건
경쾌한 웃음 뒤에 감춰져 있던 속마음은 쉽사리 드러나지 않았다.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다"는 담담함 아래, 이가 시비옹테크의 승부근성은 결정적인 순간 빛났다. 8강 진출이 걸린 16강전, 롤랑가로스의 뜨거운 잔디 위에서 거센 압박과 기대를 뚫고 역전승을 일궈냈다. 네 번째 정상 도전을 향한 시비옹테크의 꿈이 다시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16강전, 시비옹테크는 엘레나 리바키나와 승부를 펼쳤다. 초반 1세트를 1-6으로 내주며 주도권을 잃은 시비옹테크는, 리바키나의 강력한 서비스와 날카로운 공격 앞에 궁지에 몰렸다. 2세트 역시 0-2로 끌려갔지만, 특유의 끈질긴 수비와 과감한 포핸드로 연속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기세를 잡은 시비옹테크는 6-3으로 반격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최종 승부가 걸린 3세트. 시비옹테크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치열한 랠리와 수차례 듀스 끝에 7-5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2-1(1-6 6-3 7-5)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번 승리로 프랑스오픈 25연승 대기록을 이어갔고, 올해 대회 네 번째 우승을 향한 여정이 한층 단단해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비옹테크는 “오늘처럼 톱 랭커를 상대로 경기 도중 문제점을 해결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했다”며, “압박감을 이겨낸 오늘 경기가 자신감을 키워줬다”고 소회를 전했다. 현장의 관중들은 접전 끝에 이어진 역전의 순간, 시비옹테크를 향해 벅찬 환호를 쏟아냈고, 롤랑가로스 코트는 열기로 가득 찼다.
프랑스오픈 4연패까지 단 세 경기만을 남겨 둔 지금, 시비옹테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슬럼프와 부상, 중압감을 견디며 다시 일어섰다. 만약 우승에 성공한다면 1923년 쉬잔 렝글렌 이후 102년 만에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4연패라는 새 역사를 쓴다.
다가오는 8강전에서 시비옹테크는 엘리나 스비톨리나와 맞대결을 펼친다. 상대 전적에서 3승 1패로 앞서 있는 시비옹테크가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록을 연장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붉은 클레이 코트 위에는 오늘도 치열한 움직임과, 묵묵히 자신의 한계를 뚫어가는 선수가 남는다. 시비옹테크의 8강전은 6월 초, 프랑스 현지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이 시간, 프랑스오픈은 질문한다. 역사의 한가운데서 누가 기억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