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10선 탈환”…외국인·기관 매수에 강세 전환
코스피가 7월 8일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3,11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삼성전자 실적 악재 등 중첩된 이슈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며, 시장 심리 전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악재 노출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되며 매수 세를 자극했다고 분석한다. 각국 증시와의 차별화된 흐름으로, 국내 증권·금융주와 반도체 업종이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5.48포인트(1.81%) 오른 3,114.9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3,071.74에서 안정적으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상승탄력이 붙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0.2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66%)와 비교해도 두드러진 오름세였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708/1751968182483_35401569.webp)
환율 역시 시장 안정에 힘을 보탰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1원 오른 1,367.9원에 마감,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60억 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5,860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고 기관도 225억 원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개인은 2,606억 원 순매도였다.
최근 한 달(6월 5일~7월 7일) 누적 집계를 봐도 외국 인은 1조 5,854억 원 순매수로 확실한 매수 주체로 등극했다. 기관은 1조 3,864억 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1,186억 원 순매수에 그쳤다.
외국인의 매수는 이수페타시스(694억 원), 삼성중공업(562억 원), SK하이닉스(501억 원), 하나금융지주(444억 원), 삼양식품(367억 원) 등에 집중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1,179억 원, 네이버 374억 원, HD한국조선해양 344억 원 규모로 차익 실현 매물 출회가 이어졌다. 기관 역시 삼성중공업, SK스퀘어, 두산 등 일부 대형주 매수에 주력했지만 삼성전자(-534억 원), LG에너지솔루션(-228억 원) 등 대형 성장주는 오히려 순매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은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예고한 관세(25%)가 우려에 비해 낮게 정해진 점, 8월 1일 추가 협상 여지 등으로 불확실성 해소 기대가 커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3조 9,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단기 충격을 흡수하며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악재와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오히려 그간 시장을 짓눌렀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미·중 협상과 트럼프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외국인 매수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4.06% 오르며 28만 원선을 회복했다. KB금융(6.64%), 신한지주(7.73%), 미래에셋증권(6.21%) 등 금융·증권주가 배당세제 개편,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고, HD현대중공업(3.18%), 한화오션(3.79%) 등 조선주도 동반 상승했다. LNG 프로젝트 관련 테마주인 동양철관, 하이스틸 등도 각각 27.65%, 14.65%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0.49%), 삼성바이오로직스(-1.55%), LG에너지솔루션(-2.54%), 셀트리온(-1.85%) 등 대형주 중심 일부 낙폭이 컸고, 제약업종은 평균 1.36%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약 70%에 해당하는 645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고, 업종별로 증권(6.38%), 운송창고(1.16%), 유통(1.37%) 등도 강세였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78포인트(0.74%) 오른 784.24로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729억 원), 외국인(361억 원) 순매수, 기관(1,123억 원) 순매도였다. 파마리서치(13.73%)가 인적분할 철회 발표로 주목받았고, 알테오젠, 삼천당제약도 선전했다. 반면 일부 바이오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13조 3,650억 원), 코스닥(5조 3,350억 원), 넥스트레이드(6조 8,750억 원)가 집계됐다.
한편 우리나라 신용위험지표인 5년물 CDS 프리미엄은 25.58bp로 2022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심리가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8월 미국 관세 정책 협상과 삼성전자 실적 추이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 등 글로벌 변수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