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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신발 신고 귀환”…라건아, 한국가스공사로 단년 복귀→KBL 전설의 또 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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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신발 신고 귀환”…라건아, 한국가스공사로 단년 복귀→KBL 전설의 또 다른 시작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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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입, 다시 태극기와 함께 코트로 돌아온 라건아의 미소는 변함없이 깊었다. 한동안 팬들의 기억 한켠에 자리했던 ‘KBL 전설’이 이제 다시 국내 무대의 조명을 받게 됐다. 그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태극기 신발을 신은 한 장의 사진은, 색다른 의미로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라건아가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올 시즌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클럽 측은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라건아의 경험과 리더십에 기대를 걸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KBL 은퇴 의지를 내비친 라건아의 바람이, 적정 연봉에서의 합의와 맞물려 복귀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라건아 인스타그램
라건아 인스타그램

2012년 외국인 드래프트로 KBL에 발을 들인 라건아는 특별 귀화 과정을 거쳐, 2018년부터는 ‘라건아’라는 한국 이름과 함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어왔다. 외국인 선수로 출발했지만, 대표팀 경기를 통해 진정한 ‘한국인’으로 팬들의 마음에 남았다. 그동안 미국 국적을 유지한 채 국제 대회에서는 한국의 이름으로 싸웠고, 리그에서는 용병 신분이라는 이중적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KBL과 농구협회, 구단 간 복잡한 계약 구조로 인해 국내 무대 소속팀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최종적으로 KBL 이사회 결정에 따라 외국인 선수 신분이 확정되며, 라건아는 중국무대에서 짧은 시간을 보냈다.

 

KBL에서 다섯 번의 우승과 역대 통산 리바운드 1위, 통산 득점 2위라는 대기록을 남긴 라건아는 현대모비스, 서울삼성, 부산KCC 등 여러 팀을 거치며 ‘리빙 레전드’로 불렸다. 1989년생으로 어느덧 중견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코트에서 보여줄 남은 한 시즌의 무게가 팬들의 기대를 키운다.

 

익숙한 유니폼과 새로 맞잡은 손, 그리고 태극기를 품은 운동화처럼 라건아의 서사에는 한국 농구의 굵은 숨결이 깃들어 있다. 팬들은 가스공사 유니폼을 입은 그의 첫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큐처럼 흐르는 농구 인생의 귀환은 2025-2026 KBL 시즌, 대구의 법정 코트 위에서 다시 시작된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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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아#한국가스공사#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