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 마리 3,480원”…대형마트, 물가 부담 속 초저가 할인 경쟁 확산
치킨 가격이 15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인 3,480원까지 내려가며 대형마트 할인행사에 소비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7월 4일부터 이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가 치킨, 삼겹살, 계절 과일 등 실질적인 국민 식탁 품목을 중심으로 파격 할인에 나서자, 오픈 전부터 매장 앞에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치킨 한 마리 3,480원이라는 초저가 정책은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며, 현장 매장은 개장 즉시 준비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이다.
이번 할인 경쟁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물가가 약 20% 상승한 현실에서 소비자 부담을 덜고, 침체된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치킨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도 한시적으로 3,990원, 5,000원대 저가 치킨 제품을 내놓으며 가격 인하 경쟁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내 치킨 코너를 찾는 소비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행사 첫날부터 매진 안내문이 곳곳에 등장했다.
![이마트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세일'[이마트 제공]](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705/1751669038316_827848069.webp)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치킨만큼 고객의 발길을 끄는 품목은 드물다”며, 고물가 시대에 실질 소비 진작을 위해 이번 할인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 유통사의 초저가 할인전에 대해 동네 치킨집 등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2010년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사태를 떠올리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일부 마트는 행사 기간과 수량을 매장별로 제한하는 등 사회적 논란을 의식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초저가 정책이 소비 활성화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후유증으로 대형 유통사와 소상공인 간 갈등 심화, 시장 왜곡 등의 위험성이 내포돼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소위 ‘국민 치킨’이 생활물가 상징으로 자리하면서, 해당 품목의 잦은 가격 행사와 한정 판매 현상이 유통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도 민생 물가 안정과 유통 공정성 확보 방안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의 프로모션 효과와 역기능, 온·오프라인 유통 균형에 대한 정책적 점검이 병행되고 있다. 향후 추가 대책, 유통거래 공정화 정책 등이 뒤따를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치킨 3,480원’ 현상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이 평균 2만 원대를 형성한 최근 수년 흐름과 극명히 대비된다. 일회성 행사를 넘어 대형 유통 구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프라인 매장의 돌발 열기와 판촉 경쟁이 내수 경기 회복을 자극하고, 소비자 선택 역시 더욱 다변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대형마트의 치킨 할인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각사 공식 앱, 멤버십 등으로 연계된 이벤트와 추가 구매 혜택도 잇달아 출시되면서 가격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는 물가·생계 부담과 유통 시장의 균형을 동시에 고려한 지속 가능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향후 치킨을 둘러싼 가격 전쟁과 유통 구조 변화가 민생 경제 및 시장 질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