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고향 도촌리 ‘인파 물결’”…주민과 당국, 편의시설 논란 속 고통 호소→현장 혼란 가중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첩첩산중의 작은 마을이 요 며칠 국민적 관심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탄생지를 한 번이라도 눈으로 확인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하루에도 수백 번씩 오가며, 한적하던 농촌 골목길마저 북적임으로 가득 찼다. 평일에도 80~100명, 주말이면 300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옛 생가터로 모여들면서, 마을의 평범한 일상과 조용함이 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태어나 자란 그 자리에는 지금 황영기 씨 부부의 밭이 자리하고 있다. 황 씨는 본래 부산에서 연고 없이 귀농해 십 년 넘게 그 땅을 가꿔왔지만, 대통령 당선 이후 방문객과 문의, 집 앞을 오가는 이들로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장계옥 씨는 하루에도 수십 명이 화장실을 빌려달라며 문을 두드려 쉬이 쉴 틈이 없고, 마을에 커피 한 잔 대접하는 일상마저 벅차 아픈 몸을 이끌고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가 됐다고 토로했다.

도촌리 곳곳에서는, 첩첩산골에서 대통령이 태어났다는 이야기로 방문객들의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방문객들은 사진을 찍고 감상을 나누며 고향의 의미를 되새기지만, 갑작스럽게 몰려든 인파에 마을 주민들의 피로와 불편은 곳곳에 쌓이고 있다.
관광객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안동시도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이미 이동식 화장실 1개 동을 설치했지만, 실질적인 생활 불편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야간에도 방문객이 이어지면서 시와 면사무소, 주민들은 일대 도로 보안등 추가 설치와 환경 정비에도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지역민 불편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마을 이장은 주차장 확보 등 추가 편의시설 논의를 주민들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15일에는 마을회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잔치가 지역 인사와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도촌리 마을을 비롯한 경북 안동 일대는 갑작스런 주목과 방문객 급증이라는 시대적 변곡점에서, 공동체의 일상과 숙제, 기대와 우려가 한데 교차하고 있다. 안동시와 지역 사회는 혼잡과 불편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다음 대책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