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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을 뒤흔든 8회 환호”…전준우, 결승 2루타→롯데 40일 만에 2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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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을 뒤흔든 8회 환호”…전준우, 결승 2루타→롯데 40일 만에 2위 탈환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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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흐름은 한순간에 바뀌었다. 팽팽했던 투수전 속에서 기다림이 길수록 관중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사직구장의 팬들은 숨을 죽이고, 주자의 움직임과 타구의 방향 하나하나에 마음을 실었다. 그리고 8회, 주장이자 베테랑인 전준우가 긴장에 갇힌 무대를 갈랐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환호성은 힘겨운 시간만큼이나 진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3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전준우의 2타점 결승 2루타로 2대 0 승리를 거두며, 40일 만에 공동 2위에 복귀했다. 양 팀 선발 이민석과 손주영은 6이닝 이상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팽팽함을 이어갔다. 롯데는 8회말, 장두성의 안타와 박승욱의 번트 타구 이후 LG 포수 박동원에게 실책이 겹쳐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LG는 빅터 레이예스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전준우와 승부를 택했고, 전준우는 134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 2타점 2루타로 균형을 무너뜨렸다.

롯데 전준우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홈 경기, 8회 결승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홈 경기, 8회 결승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현장은 한순간에 뒤집혔다. 9회초에는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굳혔다. 특히 1사 1, 2루 상황에서 천성호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김동혁이 잡아내 2루 주자까지 잡는 완벽한 수비가 더해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전준우는 “모두의 집중력과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중요한 순간에 팀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전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전준우가 연이은 타점으로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며 주장으로서의 품격을 높이 평가했다.

 

롯데는 주전 야수들의 이탈 속에서도 LG를 상대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연속으로 결정적 타점을 기록한 전준우의 존재감이 남달랐고, 투수진과 수비, 타선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고르게 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번 승리로 롯데는 시즌 45승 35패 3무를 기록하며, LG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5월 24일 이후 처음 보는 상위권이고, 1위 한화와의 격차도 1.5경기로 좁히며 하반기 순위 경쟁에 불씨를 지폈다.

 

사직구장은 경기 내내 2만여 관중의 뜨거운 응원으로 가득했고, 결승 2루타 이후 팬들의 함성은 '부산 야구'의 저력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경기가 끝나자 SNS와 커뮤니티는 “돌아온 부산의 여름 야구”, “주장 전준우가 또 해냈다”는 글로 넘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4일부터 키움 히어로즈와 3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전준우의 결승타가 불러온 상승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부산 야구팬들의 기대가 더욱 커진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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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롯데자이언츠#lg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