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발언”…이강인, 홍명보 감독 옹호→과도한 비판 자제 당부
천진난만한 미소 뒤에 단단함이 묻어난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또 한 번 뜨거운 스포츠 드라마의 무대가 됐다. 이강인이 마지막까지 묵직하게 책임을 흔들며, 4-0 완승의 주역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는 목소리를 세상에 전했다. 경기 내내 흔들림 없이 뛰었던 이강인의 땀과 웃음, 그리고 벤치까지 울린 진심 어린 소신이 팬들의 가슴에 남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 10차전은 한국과 쿠웨이트의 맞대결로, 10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이미 이라크 원정에서 본선행을 확정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축제와 반성의 무대로 삼았다. 이강인은 풀타임 출전과 더불어 두 번째 골의 주인공이 됐고, 4-0 완승 속에서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기술과 리더십을 동시에 보여줬다.

그러나 시종일관 밝을 것만 같았던 경기장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일부 관중의 야유와 냉랭함이 뒤섞였고, 축구협회 논란까지 맞물리며 관중석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흔들림 없이 경기를 이끌었다.
경기 후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강인은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감독님과 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축구협회 소속이고, 감독님은 우리의 보스다. 너무 과도한 비판은, 선수들에게 타격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또 “축구협회나 감독님에 대한 공격 일변도가 계속되면, 선수들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팬들을 향해 절제된 응원과 믿음을 당부했다.
이어 믹스트존에서도 그는 솔직함을 더했다. “최근 빈 좌석이 많았던 것도 안타깝다. 팬들이 선수와 구단, 감독 모두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모두가 한 방향으로 뭉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에서 경험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언급하며, “진짜 한 팀이 돼 준비한다면 불가능은 없다”며 월드컵 우승에 대한 간절한 꿈도 숨기지 않았다. 나폴리 이적설에 대해서는 “직접 구단과 이야기하는 상황이 아니다. 나 역시 기사로 접하는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는 확연히 다른, 풀타임 활약으로 서서히 대표팀의 구심점이 돼가는 이강인은 동료들과 함께 “더 나은 결과, 한 팀, 한 방향”을 약속했다. 한밤의 축구장은 논란과 환호가 교차했지만, 에이스의 조심스러운 당부에는 묵직한 울림이 서렸다.
밤하늘 아래 두 손에 남은 것은 혼잣말처럼 담백한 희망뿐이었다. 선을 넘지 않는 목소리, 다르지만 함께여야 하는 이유를 조용히 새긴 시간이었다. 대표팀은 곧 월드컵 본선 준비를 위한 새로운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