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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주가 한국 경제 운명 가른다”…류진 회장, 대미관세협상 유연 대응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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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주가 한국 경제 운명 가른다”…류진 회장, 대미관세협상 유연 대응 강조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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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경제계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미국과의 통상 절충에서 “앞으로 2주가 한국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대미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을 내놨다. 한미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류 회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을 면밀히 파악해 “줄 것은 주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밝혀 정치·경제권 모두 촉각을 세웠다.

 

류진 회장은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개최된 ‘한경협 경영자 하계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약간의 손해가 있더라도 미래 경쟁력을 생각해 일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세 협상 시한을 약 2주로 제시하며, 이 시기를 한국 경제가 대내외 신뢰를 회복할 중요한 분수령으로 짚었다. 한경협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상·하원 의원 자선 야구대회를 후원하며 미국 내 한국경제 기여도 알리기에 집중해 왔다.

상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서는 신중함을 주문했다. 류 회장은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개정 속도를 늦추는 게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에는 찬성한다”고 입장을 보였다. 내달 취임 2주년을 앞둔 류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위상이 추락했지만, 국민이 한경협을 용서해주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향후 4대 그룹 회장들이 회장단에 합류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경유착 재발 방지책으로 도입한 내부 윤리위원회와 투명경영이 쇄신의 계기가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류 회장은 “모든 안건은 윤리위를 거치고 신규 회원사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이 한경협 회비를 다시 납부하며 단체 복원이 본격화된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용 회장 등 4대 그룹 수장들이 이사회에 합류해 ‘경제계 목소리’의 무게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과 경제계의 교류도 주목된다. 한경협은 문재인 정부 시절 ‘패싱’ 해프닝을 겪었으나,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과 직접 소통을 늘리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지난 3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경협 지도부 간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류 회장은 “옛날에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난 기분”이라며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류 회장은 “이 대통령은 제가 경험한 리더들 가운데 가장 경청하는 스타일”이라며, 동향인 안동 출신으로서 남다른 친밀감도 언급했다.

 

한편 류 회장은 인구 감소로 인한 ‘축소경제’가 한국의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생산성 제고와 인공지능, 내수·관광 활성화, 지역 명소 육성 등 3대 해법을 제시했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향후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전체 경제 정책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경협은 4대 그룹 회장단 합류 작업 등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국회와 정부 역시 경제계와의 협력 체계 강화를 본격 모색할 계획이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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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한경협#관세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