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대전 교제살인 24시간 추적”…장재원 심경·피해자 비극→진실에 매달린 밤
슬픔으로 물든 저녁이면 누구나 한 번쯤 돌아보고 싶은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MBC ‘실화탐사대’는 대전의 고요한 골목을 비극으로 물들인 사건의 진상을 좇으며, 뜨겁게 사랑했던 한때가 어둠으로 뒤바뀐 현실에 시선을 기울인다. 출근길에 끊겨버린 삶, 골목마다 남겨진 단서, 그리고 가족과 이웃의 복잡한 표정이 화면 가득 웅크린다.
유림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한 여인의 죽음은 제법 오래된 다툼의 흔적, 증오와 미련이 교차하는 감정의 곡선을 따라갔다. 장재원과 시작된 평범한 연애는 잦은 다툼과 불신, 그리고 유림 명의로 오토바이를 리스하는 등 집착으로 얼룩졌다. 두 사람은 이미 이별을 마무리한 듯 보였지만, 마지막 순간은 누구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끝났다. 남겨진 가족들은 반복된 불안, 그리고 골목을 맴도는 흔적들을 되짚으며 참담한 현실을 맞이했다.

장재원은 범행 후 도주를 이어갔다. 차량과 오토바이를 번갈아타고 24시간 동안 경찰의 추적을 피해 움직였다. 행방이 묘연하던 장재원은 결국 유림의 장례식장에서 다시 포착되며 충격을 더했다. ‘실화탐사대’는 현장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들의 증언, 그리고 남아있는 기록을 따라가며 사랑이 미움이 되고, 미움이 결국 비극이 된 사연을 촘촘히 엮어간다. 살아가는 일, 참는 일, 그리고 결국 마주해야 하는 진실의 무게가 당일 방송을 관통한다.
이어진 이야기에서는 제주도의 해녀들이 대한민국 동쪽 끝 독도에 몸을 맡기는 담대한 도전을 담는다. 80년 전통과 역사를 지닌 제주 해녀 10명이 새로운 마음으로 바다를 건넜다. 평생 바다와 고락을 함께한 오순희, 소녀 시절 독도 바다에서 미역을 따던 추억을 간직한 장영미 등 해녀들의 깊은 눈빛이 밤바다에 스며든다. 변덕스런 파도와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해녀들의 뒷모습은 인간의 용기와 집념을 대변한다.
이 여정에는 배우 송일국도 목소리를 더했다. 손수 바다를 건넜던 경험을 꺼내며, 해녀들에게 뜨거운 응원과 존경을 덧붙였다. 진심을 담은 메시지는 해녀들의 발걸음에 또 다른 힘이 돼주었다. 결국 이 방송은 대전 교제 살인 사건에 스며든 인간의 고뇌와 제주 해녀들의 연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삶의 무게를 절묘하게 교차시킨다.
사랑과 죽음, 이별과 용기에 대한 물음표가 시청자의 하루에 무겁게 내려앉는 밤이 될 것이다. 오늘 ‘실화탐사대’의 현장은 8월 14일 목요일 밤 9시, 참혹한 현실과 뜨거운 도전이 한 화면 위에서 교차하는 단 한 번의 기록으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