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시장 11% 돌파”…HEV 강세와 관세 변수→하반기 전망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11%라는 의미 있는 경지에 다다랐다.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호조와 관세 이슈에 따른 선수요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으며,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과 관세 인상 등 새로운 변수가 잠재돼 있다. 시장 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1∼5월 미국에서 75만2천778대를 판매하며 누적 시장 점유율 11.0%를 기록했다.

현대차 5.8%, 기아 5.2%의 점유율을 각기 확보하며 양 사의 점유율 합계가 처음으로 11%대에 진입했다. 월별 점유율 역시 1월 10.5%에서 5월 11.6%까지 단 한 차례의 하락 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약진이 견조했다. 4월 HEV 판매량은 2만6천134대로, 전년 대비 65.8%에 달하는 고성장세를 보인 것이 주목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현대차그룹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HEV 등 인기 차종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5월 들어 미국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2.5%로 둔화된 반면, 현대차·기아는 여전히 6.7%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방어력을 증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HEV 중심의 라인업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눈은 이제 하반기로 쏠리고 있다. 관세 조치가 본격화되며 비관세 재고가 소진됨에 따라, 판매가격 인상 압박이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포드를 시작으로 도요타 등 주요 경쟁사들이 판매가 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가격 정책과 재고 운용, HEV 중심의 차종 전략 등으로 대응하면서도 경쟁사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경쟁사들의 가격 조정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도, HEV 등 친환경 라인업 확대와 미 현지화 전략이 현대차그룹의 향후 경쟁력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 하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은 관세 인상과 그에 따른 소비자 심리 위축, HEV를 비롯한 친환경차 수요 지속 등 복합적 요소가 얽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