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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업계 할인경쟁 심화”…BYD·창청, 헝다 사태 우려 목소리 고조→정부 출혈단속 고삐
국제

“중국 자동차업계 할인경쟁 심화”…BYD·창청, 헝다 사태 우려 목소리 고조→정부 출혈단속 고삐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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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한 새벽 공기 아래,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긴장에 싸여 있다. 불 꺼진 공장지대 담장 너머로, 한때 질주하던 성장세의 엔진 소리는 희미해졌고, 업계 곳곳엔 가격 전쟁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2025년 5월 말, 중국 자동차 시장은 ‘할인’이라는 검에 스스로를 겨누며, 흔들리는 미래를 두려움 속에 응시하고 있다.

 

최근 BYD를 시작으로,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대규모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 BYD는 최대 34%에 달하는 파격 할인을 표명하며, 이 거대한 산업의 질서를 한껏 뒤흔들었다. 이에 발맞춰, '공정 경쟁 질서 관리 및 산업 건강 발전 촉진에 대한 제안'이라는 선언이 업계 협회에서 제기되었고, 중국 정부는 곧장 시장 질서 유지의 결의를 드러냈다.

중국 자동차 업계 가격전쟁에 정부 단속 강화…헝다 사태 우려 확산
중국 자동차 업계 가격전쟁에 정부 단속 강화…헝다 사태 우려 확산

정부의 공업정보화부는 시장 내부의 무분별한 경쟁을 바로잡겠다고 밝히며, 소비자 권익과 업계의 지속적 발전을 저해하는 출혈경쟁의 음습한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에도 불안과 의심이 실타래처럼 얽혀 풀리지 않는다.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 회장은 “자동차 산업에도 이미 헝다와 같은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2021년 부동산 기업 헝다 파산이 촉발한 위기감이 자동차 업계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심지어 일부 전기차 업체는 ‘주행거리 0㎞ 중고차’라는 관행까지 일으키며 신차를 사실상 중고차로 포장해 판매하는 변칙적인 방식에 기댔다. 이렇듯 질서 없는 할인전의 끝자락에서, 업계는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음을 체감한다.

 

중국 정부는 이 흐름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기업들이 기술 및 관리 혁신을 통해 생산비를 낮추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며 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것”이라는 주문 속에는, 오랜 기간 성장 신화의 민낯과 함께, 고품질 성장의 길로 들어서고자 하는 바람이 스며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변화가 미칠 파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가격 경쟁 격화와 정부 단속, 그리고 구조조정의 예고된 조짐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에 파동을 남길 공산이 크다. 중국 투자 시장 참가자들은 긴장과 경계의 눈빛으로 업계의 숨가쁜 전환점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업계 할인전의 끝이 질서 회복일지, 또 다른 불안의 서막일지, 시장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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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자동차업계#byd#창청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