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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공황장애 약 심경 토로”…처방 해명에도 논란 증폭→대중 시선 되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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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공황장애 약 심경 토로”…처방 해명에도 논란 증폭→대중 시선 되묻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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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번지는 불안의 그림자가 이경규의 일상에도 드리워졌다. 한참을 맴돈 뒤 입 밖으로 꺼낸 처방약의 무게는, 한 사람의 고백을 넘어 사회 전반의 시선과 맞물려 묵직한 파장을 던졌다. 팬들은 연예인의 약물 복용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을 마주했다. 따사로운 눈빛과 다정한 웃음 뒤에서, 보이지 않았던 공황장애의 이면이 조명됐다. 익숙한 무대 위에서조차, 쉬이 가라앉지 않는 조용한 떨림이 계속됐다.

 

이경규는 약물을 복용하고 운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자신이 공황장애로 인해 전문의에게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공황장애 경험기와 치료 과정이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는 분위기다. 공황장애는 극도의 불안 발작이 예기치 않게 반복되는 특징을 지닌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숨 가쁨, 두근거림, 어지럼증, 식은땀과 떨림이 혼재돼 나타나며, 단발성이 아닌 반복성과 갑작스러움이 진단의 핵심 기준이다.

“공황장애 약 무차별 비난”…이경규, 처방 고백→사회 논란 확산
“공황장애 약 무차별 비난”…이경규, 처방 고백→사회 논란 확산

치료는 크게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인지행동치료 등 심리치료가 존재하지만, 일상생활에 영향이 큰 경우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같은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들 약물의 상당수는 진정작용, 반사신경 저하, 졸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운전이나 위험 작업 시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 벤조디아제핀계와 삼환계 항우울제는 졸음, 반응 저하, 어지럼증, 시야 흐림을 유발할 수 있으며, SSRI 역시 용량 변화 시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미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 치료제 다수는 뇌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끼쳐 부수적으로 졸음, 반사신경 저하 등 운전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이라고 해도, 약 복용 초기나 용량 조정 시기에는 개인별로 대사 속도와 병용 약물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운전이 위험할 수 있다”며, 주치의와 꾸준히 복용 및 운전 가능 여부를 상의하는 것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도로교통법 역시 정상 처방된 약물이더라도 운전 능력에 영향을 끼치면 운전을 삼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SSRI 계열을 비롯해 항히스타민, 수면유도제 등과 병용 시 졸음과 어지럼증 등 부작용이 증폭될 수 있어 신중한 복용이 요구된다. 반면, 공황장애 자체를 방치할 경우 우울증, 광장공포증 등 또 다른 정신적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기에 충분한 진단과 치료는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약물치료 과정에서는 일상 리듬을 유지하고, 음주 및 카페인 섭취를 조절해야 하며, 꼭 필요한 운전이라면 약 종류를 바꾸거나 일정 재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사람의 약물 해명은 다시 한번 연예계와 대중에게 진단과 편견, 오해를 마주잡게 하는 고민으로 돌아왔다. 

 

이경규의 차분한 해명과 함께 사회 전반에 번진 논란은 연예인의 고백이 갖는 울림과 책임을 생각하게 했다. 일상의 안정을 위한 선택이 때로는 곱지 않은 시선과 만날 때, 누구의 언어가 더 무거운지는 쉽사리 재단할 수 없다. 약물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 그리고 공황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리 잡기를 바라는 응원과 우려가 교차하는 하루였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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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공황장애#약물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