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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907포인트 돌파”…외국인·기관 매수에 시총 2,379조 원 신기록
경제

“코스피 2,907포인트 돌파”…외국인·기관 매수에 시총 2,379조 원 신기록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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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시장에 새로운 기록이 새겨졌다. 6월 11일, 코스피 지수는 2,907.04로 거래를 마감하며 3년 5개월 만에 정상에 다시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의 순매수세가 이전과는 다른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했고, 시가총액은 2,379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오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35.19포인트, 1.23% 오른 2,907.04로 장을 마무리했다. 2022년 1월 14일의 기록(2,921.92)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시장에서는 장 초반부터 2,900선을 가뿐히 넘어섰지만, 매수세와 매도세가 엇갈리며 잠시 숨 고르기를 거쳤다. 그러나 살아나는 수출과 대외 기대감이 다시 한 번 매수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코스피 2,907.04로 3년5개월 만에 최고치…시총 2,379조 원 돌파
코스피 2,907.04로 3년5개월 만에 최고치…시총 2,379조 원 돌파

시장의 주역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은 1,660억 원, 기관은 2,280억 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반등의 열쇠를 쥐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3,644억 원을 차익실현에 쏟아내며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6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식을 부동산과 견줄 대체 투자수단으로 육성하겠다”며 자본시장 활성화의 의지를 보였다. 그는 배당 촉진을 위한 세제 및 제도 개편과, 배당성향 35%를 넘는 상장사에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시장은 수출 호조에 희망을 걸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6월 들어 주요 수출 품목이 견조하게 집계되고 있고,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원화 강세, 수출 모멘텀이 지속된다면 코스피의 단기적 제자리 찾기가 3,000포인트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시장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가 4.12% 상승해 24만 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7월 이후 처음 24만 선을 회복했고, 삼성전자 역시 1.18% 올랐다. 현대모비스 4.91%, 현대차 2.03%, 기아 2.54% 등 자동차주는 산업 기대와 전동화 흐름에 힘입어 강세로 화답했다. 두산에너빌리티 6.46%, 삼성물산 4.15%, 삼성생명 5.42%, 카카오 2.80% 등 대형주 역시 상승세를 이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의 위상도 두드러졌다. 미국 태양광 보조금 정책에 대한 기대와 정부 정책 효과가 맞물리면서 한화솔루션이 22.99% 치솟았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6.60%), 씨에스윈드(3.74%) 등도 강하게 올랐다. 그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31%, 한국항공우주 -2.12%, LIG넥스원 -1.53% 등 방산주는 차익 실현 매물로 고전했다.

 

코스닥 역시 15.09포인트(1.96%) 상승한 786.29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시가총액은 406조7,165억 원으로 11개월 만에 400조 원대가 회복됐다. 이 시장에서도 외국인(2,074억 원)과 기관(1,116억 원)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알테오젠 3.82%, HLB 1.33%, 휴젤 1.79%, 리가켐바이오 4.80%, 클래시스 4.51%, 삼천당제약 5.88% 등 제약·바이오가 상승을 주도했다.

 

한편, 화장품 수출 호조로 실리콘투가 19.31% 급등했으며, HPSP(14.70%)도 첨단 산업 중심 흐름에 동참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2조3,104억 원, 코스닥은 7조7,3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새로 문을 연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도 8조5,706억 원에 달했다.

 

경제의 온도계가 뜨거워졌지만, 여전히 시장은 이번 주 남은 국내외 주요 지표 발표와 대외 변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투자자와 실물경제 주체 모두 변화의 결을 읽으며 다음 걸음을 준비하는 순간이다. 앞으로의 시간, 증시는 어떤 서사와 수치를 그려나갈지, 새로운 계절의 신호에 모두의 시선이 쏠려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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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순매수#시가총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