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웅 원장, ‘환자 사망’ 질문에 침묵”…더블유진병원 인증 유지→사과 없는 침묵과 유족의 눈물
밝고 자신감 넘치던 방송인 양재웅의 표정은 날 선 질타가 쏟아지던 국감장에서 얼어붙었다.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도, 더블유진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사망 사건의 진실은 아직 안개 속에 잠겨 있다. 의료진의 책무와 유족의 슬픔, 그리고 진심 어린 한마디조차 들을 수 없는 흐린 침묵만이 남았다.
양재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더블유진병원에서 지난해 손발 강박 환자였던 A씨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이후 환자가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격리와 강박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서 급성 가성 장폐색이 사인으로 추정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라 지난 3월 검찰에 수사가 의뢰되는 등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참사가 알려진 뒤에도 더블유진병원이 ‘병동 내 위해도구 관리’와 ‘병원 내 학대 피해자 대응’ 등 필수 안전관리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으나, 보건복지부는 인증 취소를 하지 않고 올해 12월까지 인증 마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의료법상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인증 취소가 가능하지만, 당장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실망감을 안긴다.
다수의 항목에 대한 중·하 개선 요청이 병원 측에 전달됐지만, 한 사람의 생명을 둘러싼 책임 공방의 무게는 여전히 공허하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과 관련 기관들 또한 감정 및 감정서 회신이 지연되며 진상 규명 역시 표류 중이다.
더 큰 아픔은 책임으로부터 한 발짝조차 물러서지 않으려는 양재웅의 태도에 있다. 그는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유가족의 증거 자료에 대해 과실 여부를 재차 질문 받았지만,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답변만을 남겼다. 유족에 대한 사과 여부에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며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모든 질문에 “수사 중 사안”이라는 말로 답을 피하는 장면이 연신 반복됐다.
방송 활동을 중단한 뒤로도 양재웅은 공식 입장이나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메시지를 한 차례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의료 현장에 남겨진 이 사건의 상흔과, 공허한 책임 회피가 가져온 사회적 파장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재웅 원장이 한 치의 움직임 없이 침묵을 고수하는 가운데, 유족의 긴 기다림과 의료계의 변화 요구 역시 차가운 현실과 맞서고 있다. 이어지는 진상 규명과 병원의 인증 유지 논란 속에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닫혀 있다.
한편 해당 사안과 관련한 경찰 및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 결과가 아직 회신되지 않았고, 관련 프로그램 및 양재웅의 향후 방송 출연 계획 또한 알려진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