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속 옥석 가리기”…홍명보, 동아시안컵 지휘→대표팀 집중 전술 실험
시작은 담담했지만 벤치에 흐르는 긴장감만큼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홍명보 감독이 훈련장 문을 여는 순간, 대표팀 선수들의 눈빛엔 각오와 간절함이 묻어났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1년여 앞둔 지금, 동아시안컵을 무대로 한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진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은 7월 7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 용인 등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월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소집 훈련을 개시하며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달 아시아 지역 예선을 마치고 12번째, 그리고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은 동아시안컵에서 전력 점검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 대회 중 대표팀은 7일 중국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각각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차례로 격돌한다. 특히 해외파 차출이 어려운 만큼 소집 명단 26명 중 23명이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어, 국내 선수들의 경쟁과 팀 결속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해외파 중에서는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나상호,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세 명만이 J리그 일정을 마친 후 6일 늦게 합류할 예정이다. 실제 이번 소집 명단에는 국가대표 데뷔인 이호재(포항)와 김태현 등 신예 9명이 포함돼 새 얼굴과 기존 주축 선수 간의 경쟁 구도가 조명된다.
홍명보 감독은 소집 현장에서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내고 싶다. 테스트라는 명목 아래 선수들은 전쟁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또한 “이번 대표팀은 K리그 선수 위주로 구성됐으며, 예선 내내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서 새로 들어온 선수들의 적응력을 집중적으로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전술적 측면에서도 경계심을 놓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이 주문한 전술을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월드컵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집중력과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월드컵 경험이 있는 홍명보 감독은 FIFA 클럽 월드컵 현장까지 직접 찾아 환경을 탐색하며 “미국은 지역에 따라 환경과 컨디션이 달라, 예선 장소와 경기 시간까지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대표팀의 마지막 국내파 옥석 가리기는 동아시안컵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번 대회 종료 뒤에는 주축 해외파까지 합류해 곧이어 월드컵 최종 엔트리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의 집중과 열정, 그리고 팬들의 묵직한 응원이 어우러졌다. 대표팀의 여름은 지금부터다. 2025 동아시안컵은 7월 7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용인에서 뜨거운 한판 승부를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