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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타수 무안타 침묵”…이정후, 샌디에이고전 아쉬운 타격→팀 2-3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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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타수 무안타 침묵”…이정후, 샌디에이고전 아쉬운 타격→팀 2-3 패배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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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결이 다른듯 붉게 스며든 저녁, 오라클파크에는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금빛 함성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방망이는 찬 공기만큼이나 조용했고, 마지막 타석까지 아쉬움만 안긴 날이었다. 10회말, 벤치는 긴장감과 기대를 담아 숨을 죽였지만, 이정후의 마지막 타구는 유격수 글러브에 담기며 그의 이름을 연호하던 관중들의 탄식과 함께 경기가 마무리됐다.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맞대결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중심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5차례 타석에 들어섰으나 단 하나의 안타도 신고하지 못했다. 이날 성적은 5타수 무안타. 시즌 타율은 0.269(234타수 63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5타수 무안타 침묵”…이정후, 샌디에이고전 아쉬운 타격→팀 2-3 패배
“5타수 무안타 침묵”…이정후, 샌디에이고전 아쉬운 타격→팀 2-3 패배

경기의 초반은 샌프란시스코의 페이스였다. 2회 엘리오트 라모스가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2-0으로 앞서갔다. 양 팀 선발투수들의 안정된 투구는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왔고, 중견수 이정후 역시 출루를 위해 집요하게 방망이를 돌렸으나 1회와 5회에는 번번이 플라이 아웃, 3회에는 내야 땅볼로 그쳤다.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경기 후반이었다. 9회 2아웃, 샌디에이고의 매니 마차도에게 적시 2타점 동점타를 허용하며 승리는 손에 닿지 않았다. 연장 10회초 다시금 1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락했고, 샌프란시스코는 마지막 공격 기회를 맞이했다. 2사 3루, 이정후가 다시금 타석에 들어섰다. 관중의 응원을 등진 이정후는 에레미아 에스트라다의 초구를 과감히 밀어쳤으나, 내야 수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경기는 2-3으로 종료됐다.

 

이정후는 경기 후 “아쉬움은 남지만, 팀 동료들과 더 나은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담담한 소회를 전했다. 현장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정후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이어졌고, 결정적 기회에 노려 친 타구가 아웃으로 연결될 때마다 깊은 한숨이 번졌다.

 

같은 날 진행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경기도 숨가쁜 타격전을 펼쳤다. 김혜성이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일찍 교체됐지만, 다저스는 연장 끝에 6-5 승리를 거두며 2연패를 끊었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404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숫자를 지켜냈다.

 

시계추는 다시 순위를 향해 흐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패배로 재차 순위경쟁의 부담을 짊어졌고, 이정후 타격감의 회복이 향후 행보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남은 시즌, 거센 응원의 파도 사이에 한 점의 햇살처럼 돌아올 이정후의 부활을 팬들은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숨가쁘고 치열한 이야기는 매일 밤 새로운 기록과 함께 누적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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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샌프란시스코자이언츠#샌디에이고파드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