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로 2천만원 받은 기억”…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손실보전 의혹 소환조사 파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손실보전 의혹이 특검 소환조사에서 새 국면을 맞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4일, 김 여사가 지난 6일 첫 소환조사에서 주가조작 1차 주포로 지목된 이정필씨에게서 2천만원 상당의 수표를 받은 사실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정필씨로부터 수표를 받았던 당시를 언급하며 "수표로 2천만원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해당 자금에 대해 "특정 공연 푯값이었나…"라고도 회상했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가 2010년 이정필씨에게 16억원이 든 증권계좌를 맡긴 뒤 6천700만원 상당의 투자 손실을 입었으며, 이 중 4천700만원을 손실보전금 형태로 돌려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2천만원 수표 역시 당시 손실보전금의 일부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 관계자는 수표 입수 경위와 성격을 추가로 규명하기 위해 남겨진 진술 간극을 좁혀가고 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측은 "이정필씨와 손실 보전 약정을 맺은 사실이 없으며, 당시 받은 돈은 별도의 약정에 따른 것"이라며 특검의 시각에 정면 반박했다. 김 여사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과정에서 부인 입장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정필씨 간 대질신문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아직 양측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조만간 한 차례 더 양측 입장이 맞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하는 데 돈을 댄 전주로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이 이미 유죄를 확정받았으며, 법원 판결문엔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4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된 사실도 명시됐다.  

아울러 특검은 김 여사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외에도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복합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김 여사는 현재 남부구치소에 수용돼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향후 특검의 대질신문과 추가 진술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실체가 더 명확해질지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오는 18일 김 여사를 다시 소환할 계획이라 추후 조사를 통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