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적으면 심장질환 위험 32%↑”…유전체 분석에 주목
키 크기가 심혈관 질환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대규모 유전체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키가 작은 사람들은 심장질환과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IT·바이오 업계는 유전적 요인과 성장기 건강상태가 장기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맞춤형 의료 솔루션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키와 연관된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예방의학이 미래 정밀의료 패러다임을 주도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5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키와 관상동맥 심장질환(CAD) 발병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분석에 따르면 키가 152cm인 사람은 167cm인 사람보다 CAD에 걸릴 확률이 32% 높았으며, 키가 6.5cm 더 클 때마다 CAD 위험이 13%씩 감소했다. 관련 원인으로 연구진은 동맥 단면적과 폐활량, 대사 건강 등 생리적인 차이를 지목했다.

이와 유사하게 2023년 영국 브리스톨 의대는 어린 시절 키가 성장한 경험이 성인기의 관상동맥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종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키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변이 뿐만 아니라 성장기 건강(영양, 면역, 환경 요인 등)이 성인 질환 발생에 중장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료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뇌졸중과 당뇨병 위험도 키와 무관치 않다. 키가 2.5cm 더 클 때마다 뇌졸중 발병률이 6.5%씩 줄고, 키가 작은 그룹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관련 대규모 역학조사도 발표된 바 있다.
반면 키가 큰 사람 역시 무조건 건강한 것은 아니다. 런던 퀸메리대 연구팀은 80만 명의 유전체·임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키가 클수록 심방세동(불규칙 심장박동)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인과관계를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키가 건강 위험을 예측하는 단일 요소는 아니나, 유전체 데이터 기반의 정밀 분석이 향후 질병 예측 및 조기개입의 근거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한다.
IT·바이오 업계는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전과 의료 빅데이터 집적을 바탕으로, 키·성장정보와 만성질환 위험 예측에 AI 기반 분석을 접목한 정밀의료 서비스를 연구 중이다. 미국 NIH, 영국 NHS 등 주요 의료기관도 유전체·환경정보를 활용한 맞춤 검진·예방 프로그램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키뿐만 아니라 건강 이상 신호(피로, 호흡곤란, 만성기침 등)가 나타날 경우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의료계에서는 “유전체·성장정보를 활용한 정밀 위험평가 솔루션이 보편화된다면, 심혈관 질환과 대사질환의 예방·관리에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실질적인 의료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