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세이브의 신화”…오승환, 일구대상 수상→마지막 무대 앞 빛나는 퇴장
마운드 끝자락에서 전설이 완성됐다. 오승환의 두 손에 쌓인 427세이브는 흔들림 없는 믿음과 함께 늘 한국 야구의 마침표가 돼왔다. 현역 은퇴를 앞둔 그는 ‘뉴트리디데이 2025 일구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한 시대를 스스로 아름답게 마감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단법인 일구회가 최근 선정위원회를 열고 오승환을 올해 일구대상 수상자로 확정했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입단 이후, KBO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인 427세이브와 한·미·일을 아우른 통산 549세이브는 오승환이 남긴 독보적인 족적이다. 국내 무대에 국한되지 않은 그의 활약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 국가대표로서의 영광까지 이어졌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오승환의 공로를 기리며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KBO리그에서 박철순과 송진우에 이어 21번이 세 번째로 영구 결번된 이번 조치는 한 명의 투수가 남긴 무게를 다시 한 번 증명해낸다.
일구회 김광수 회장은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 역사를 새로 쓴 상징적 인물이자, 국제 무대에서도 위상을 빛낸 레전드”라고 선정을 설명했다. 오승환은 “큰 상을 받아 영광이고, 항상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일구회는 일구대상 외에 최고타자상 등 9개 부문의 수상자를 11월 중순에 발표한다. 2025 일구대상 시상식은 12월 10일 오전 11시,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다.
숫자로 남은 기록과 팬들의 뜨거운 박수는 잠시 뒤편을 장식한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리듬으로 강속구를 던져온 오승환의 이름은 야구장을 채우던 저녁의 빛과 함께 오래 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