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 동시 입맞춤”…이강인·김민재·손흥민, 시즌 환희→한국 축구 역사를 쓰다
손끝에 닿은 트로피의 감각, 눈빛에 스민 우승의 떨림. 이강인, 김민재, 손흥민이 나란히 정상에 오르며 유럽 무대를 뒤흔들었다. 벤치에서, 그라운드에서, 수많은 팬들의 환호와 함께 울려 퍼진 감동의 순간. 세 선수는 저마다 소속팀의 대서사에 이름을 새기며, 한 시즌의 마지막을 빛냈다.
2024-2025시즌, 유럽 축구의 무대는 한국 선수들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으며 결승 무대를 함께했다. 김민재는 뮌헨에서 26승 7무 2패의 확고한 성적으로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르며 굳건한 수비의 상징이 됐다. 그리고 손흥민은 오랜 꿈이던 우승의 설움을 털어내고,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정상을 견인하며 잉글랜드 축구사에 새로운 장면을 남겼다.

시즌 내내 손흥민은 부진과 반등,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여정 속에서도 공식전 11골 12도움으로 토트넘의 반전을 이끌었으며,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의 패스 플레이에 안정감을 가져다주며 6골 6도움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뮌헨의 최소 실점 기록(32골) 수성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데뷔 15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간의 무관의 꼬릿말을 떨쳐냈고, 이강인은 박지성 이후 17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며 두 번째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김민재 역시 이탈리아와 독일의 정상을 모두 경험하는 유니크한 커리어를 완성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세 선수 모두 고마움과 감동을 감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팬들을 향해 “이 우승이 보답의 시작”이라 전했고, 이강인은 동료·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김민재 역시 부상을 딛고 거둔 우승의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SNS엔 “삼총사 모두 자랑스럽다”, “한국 축구, 이제 세계의 중심”이라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번 시즌, 이강인·김민재·손흥민이 세 대회 주요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린 것은 박지성, 김동진, 이호가 남겼던 2008년 이후 최초다. 각자의 소속팀은 다음 시즌 유럽 슈퍼컵과 리그, 대륙대회 진출권을 확보하며 새로운 목표를 향한다. 동시에 한국 축구도 세 선수의 궤적을 힘 삼아,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라는 미지의 경로를 준비한다.
환호 뒤에 남은 여운, 기록의 뒤에 숨은 땀방울. 세 선수의 이름을 새긴 이 한 시즌은 한국 축구에 오래도록 남을 파장과 감동을 남긴다. 내일 밤의 지구 반대편, 또 다른 경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이 벅찬 우승의 기억들은 계절이 바뀌어도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