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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도덕이 아니다”…박구용, 5대5 경쟁 구도 진단→한국 정치에 남은 질문
사회

“정치는 도덕이 아니다”…박구용, 5대5 경쟁 구도 진단→한국 정치에 남은 질문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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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과연 어디에서 윤곽을 잡을 수 있는가.” 2025년 6월 4일, 서울의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시대의 의미를 고요한 어조로 풀어냈다. 여의도의 밤,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며 부른 애국가, 그리고 박 교수가 전한 실존적 불안과 연대의 감각이 교차했다. 박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현장에 직접 발을 디딘 경험을 토대로, 단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긴장감, 동시에 오랜 기다림 끝의 감동을 전했다.  

 

그는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이후 이번 총선이 보여 준 평화적 정권 교체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IMF 위기와 1% 차의 아슬아슬한 승부, 그리고 유학생 시절 동료들의 표정까지도 그의 기억 속에서 한국 사회의 변화와 파장이 재구성됐다. 김어준 또한 당대 보수적 분위기를 회상하며 “오늘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은 역사의 전환”임을 부각시켰다. 박 교수는 “동학농민전쟁 이후 선조들의 희생에 대한 첫 번째 보답”이 이번 선거였다고 의미를 더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힘이 40% 이상의 득표를 기록한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정치와 도덕을 혼동하면 전체 공동체가 근본주의적 공포정치로 기울 수 있다”며, 보수 진영의 결집력과 진보 진영 내의 윤리적 논쟁 간 구조적 차이를 설명했다. “정치는 도덕이 아니다”라는 단호한 명제와 함께, 5대5의 균형 구도가 장기적 안정과 건전한 변화의 열쇠임을 주장했다. 일본 자민당의 장기집권과 국가경쟁력 하락 사례도 물 흐르듯 풀어냈다.  

 

또한 박 교수는 정치적 편향성, 즉 ‘내 편 감싸기’의 심리를 월드컵 응원에 빗대 설명했다.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전체 운명 공동체로 느끼는 정치 구도의 복잡함을 짚으며, 택시 기사와 나누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로 결론을 맺었다. 그는 “정치는 특정 도덕이나 문화로 환원할 수 없다”며, 현실의 다면성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인터뷰의 끝에서 박 교수는 “윤석열 정권의 기록은 모두 사라졌고, 이제는 이재명 대통령과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때”임을 선언했다. 한 시대를 마감하고 또 다른 질문을 남긴 이 대담 속에는, 정치의 본질과 앞으로 나아갈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긴 여운만이 배어 있었다.

박구용 /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박구용 /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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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용#이재명#김어준의뉴스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