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직접 임명장 전달”…이재명 대통령, 국민대표 80인과 새 시대 출발
정치권의 상징적 행사에서 국민 대표성과 대통령의 만남이 재조명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여의도에서 진행되는 ‘국민임명식’을 통해 각계각층 대표 시민 80인에게 임명장을 직접 받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청와대의 새로운 소통의지를 내비쳤다.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국민’에 초점을 맞춘 이번 행사는 대통령과 시민 사이 장벽을 허물고 있다는 평가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광복 후 80년간 민주주의, 경제성장, 과학기술, 문화, 스포츠 등에서 세계적 성과를 거둔 분들은 물론 우리의 일상을 담담히 챙긴 시민들로 80명의 대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원형무대에 올라 자신이 직접 쓴 임명장을 대형 큐브에 거치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할 예정이다.

이번 국민대표 중 눈길을 끄는 인사는 목장균 광복회원,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이연수 NC AI 대표, 허가영 영화감독 등이다. 목장균 회원은 독립운동가 목연욱 지사의 아들로 1945년 ‘광복둥이’로 태어난 이력을 지녔으며,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은 청해부대 아덴만 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 치료, 판문점 귀순 북한 병사 집도의 등 응급의료체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이후 ‘닥터헬기’ 도입과 권역외상센터 확충, 관련법 개정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한편 이연수 NC AI 대표는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에 발맞춰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문화예술계에서는 단편영화로 칸 영화제 1등을 수상한 허가영 감독이 20대 초반의 신예로 이름을 올렸다. 허 감독은 앞서 대통령실 문화예술계 초청 행사에서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박항서 감독, 이세돌 바둑기사, 방정환 선생의 후손 등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이끈 기업인 장정우, 자연임신 오둥이 부모, 산불 대피를 도운 마을 이장 등 여러 분야에서 헌신한 현장의 인물들이 다수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국민 각자의 삶과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도 이번 행사를 두고 ‘권위주의 청산’ ‘국민 포용’의 시도라며 평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행사성 보여주기라는 비판적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국민 참여형 임명식이 향후 청와대 정책 소통과 시민정치 실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회는 이번 임명식을 계기로 사회 각 분야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치권과 정부 모두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의 변화를 예고하며, 포용 정치시대 개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