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록, 청춘과 밤의 잔상에 기대다”…깊어진 성찰→일상 너머 번지는 여운
잔잔하게 피어오르는 아침 햇살과 함께 한경록의 기억이 신문 지면을 조용히 물들였다. 진솔하게 흘러나온 한 편의 글에는 화려함 뒤편, 청춘 시절의 불안과 방황, 그리고 어제의 무대를 지났던 두 음악인의 내밀한 고백이 미묘한 감동을 빚어냈다. 한경록은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로 살아온 시간을 녹여낸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파장을 펼쳤다.
한겨레신문에 실린 최근 연재 칼럼에서 한경록은 오랜 동료이자 기타리스트인 차승우와 함께 보냈던 1990년대 록 음악의 밤을 생생하게 회상했다. 잡지 않은 공기, 지워지지 않는 흑백 사진처럼 둘만의 청춘은 형형한 상징으로 남아 있었다. 소박한 밥값으로 소주와 과자를 나누고, 드럭에서 무료 공연을 마친 뒤 거리의 꽁초를 모아 피우는 순간까지도, 사랑하는 음악과 젊음에 대한 고민이 무대 밖 삶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글 한 자락마다 번지는 부드러운 쓸쓸함,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차분하게 스며 있다. 강렬한 컬러감의 일러스트와 청바지, 악세서리에 자유를 더한 차승우의 사진이 그 시절 자못 아찔했던 감정선을 상징적으로 전했다. 열정 끝의 고요는 한 편의 영화처럼 다가와, 독자 모두가 누군가의 '무대' 위에 서 있음을 되뇌이게 했다.
한경록은 차승우의 최근 근황도 담담하게 전했다. 서울 연남동의 하이볼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모습, 그곳에 번지는 프로의식과 생의 의지가 기록의 배경을 채웠다. 그는 “편의점 계산대든, 사무실 책상이든, 식당 주방이든, 우리에겐 각자만의 무대가 있다. 삶이란 한편의 긴 영화 같다. 매번 불꽃처럼 타오를 수만은 없다”며, 일상 속에서 각자만의 무대가 빛난다는 사색을 짙은 목소리로 드러냈다. 소셜미디어의 반짝이는 순간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며, 은은하게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의 하루도 소중한 리듬을 타고 흐른다는 메시지였다.
온라인 팬과 독자들은 크라잉넛을 오랜 시간 응원해 온 nostalgia와, 한경록의 조용하지만 진실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따스함에 깊은 공감을 전했다. “진솔하게 삶을 이야기해줘서 고맙다”, “모두 각자의 무대에서 빛난다”는 목소리가 줄이었고, 그의 글은 팬들 일상의 작은 위로로 남았다. 한경록의 연재 기록이 담아내는 일상과 음악, 그리고 치열했던 과거의 밤들은 오늘의 시간 위에 부드러운 파동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