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내년 더 확산 조짐”…방제 난관에 생태계 균형 시험대
생태계 내 위치가 모호한 러브버그가 국내 전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이후 유입된 러브버그(공식명칭 복은등우단털파리)는 올해 수도권 일대에서 대량 출현한 데 이어, 내년엔 충청·강원 등 중북부 지역까지 번질 우려가 제기됐다. 익충과 해충 경계에 선 이 곤충을 둘러싸고 생활환경 불편, 방제 방법, 생태적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확산된다. 업계와 학계는 “국내 생태계 적응 속도와 인위적 대응의 균형”이 방제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러브버그는 2015년 인천에서 첫 유입된 뒤, 2018년 이후 서울·경기 등지에서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2022년 북한산 인근을 기점으로 급격한 번식세가 확인됐다. 지역별로 가파른 번식이 포착되며 올해에는 수도권을 넘어 충청, 강원권에서 추가 발생이 점쳐지고 있다.

러브버그는 형태적·진화적으로 파리목에 속하며, 모기와 가까운 유연관계를 가진다. 유충 시기에는 토양 분해자 구실을 해 익충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성충 단계 곳곳에서 불쾌감·불결감을 주는 ‘불쾌곤충’(nuisance insect)으로 취급된다. 김주일 강원대학교 생물자원과학부 교수는 “생태적 순기능이 있음에도, 지나친 대량 발생 시 인체·생활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 해충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실제 생활 현장에서는 러브버그에 의한 위생, 위화감, 혐오감이 반복되며 일반 해충 수준의 불편이 누적된다. 무엇보다 기존 자연계에 포식·억제 천적이 명확하지 않아, 개체 조절이 쉽지 않은 점이 방제 한계로 꼽힌다. 살충제 일괄 살포 등 인위적 방제에는 환경 불확실성이 뒤따르는 상황에서, 김 교수는 “가정 내 발생 시 모기향이나 모기살충제를 직접 활용하는 수준이 현실적”이라고 권고했다. 러브버그의 살충제 저항성 원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방제 환경의 공백은 국내 생물군 천적의 적응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기존 3종 우단털파리의 천적이 있지만 러브버그는 신종으로, 생태계 공생에 다소 시차가 존재한다. 거미 등 잠재적 포식자의 적응 여부, 그리고 수도권 이외 다양한 생물군과의 상호작용 추이를 관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향후 기후 조건,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대량 발생 주기가 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날 국민생활과학 토크라운지에서는 생활 속 모기 기피법 등 기존 해충 대응 방안이 함께 안내됐다. IT/바이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질병매개 해충과 달리 주로 생활 불쾌감에 치중되는 특수성을 들어, 실효성 있는 방제 지침과 생태계 자정작용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러브버그 확산이 실질적 생활방역체계 변화의 신호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