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추대 관례 깨진 대구시당”…권영진·이인선, 국민의힘 위원장 자리 두고 경선 격돌
정치적 격돌의 중심에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선거가 급부상했다. 오랜 관례였던 합의 추대 방식이 처음으로 벗겨지면서,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 2명이 직접 경선을 치르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핵심 정치인들의 경쟁과 당내 분위기 변화가 교차하며, 대구 정가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 대구시당에서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의원이 공식적으로 후보 등록을 마치며 출마를 선언했다. 권영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패배로 하루아침에 야당이 된 대구는 위기에 처했고, 대구시장마저 장기간 공석인 상황”이라며, “지금은 대구에 정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 정권에서 우리 지역이 소외당하지 않고 제 몫을 찾으려면, 대구 정치인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지역을 살리겠다는 각오로 온몸을 던져야 한다”며, “보수 심장에 걸맞은 대구 정치 부활은 이번 시당위원장 선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쟁 없는 발전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에는 같은 당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의원도 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그간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선출은 선수와 나이를 기준으로 한 합의 추대 관례가 이어져왔으나, 이변이 생긴 것이다. 이번 경선 주자 모두 재선 경력이지만, 연령 기준에 따라 1959년생인 이인선 의원이 권영진 의원보다 세 살 더 많다. 이달 초 대구지역 국회의원 9명은 논의를 거쳐 관례대로 이인선 의원 추대에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권영진 의원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며 정면으로 도전 의사를 밝히며 경선 불가피론이 힘을 얻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선거 일정과 선거운동 방식, 투표일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투표에 참여할 대의원 선출 등 남은 절차 역시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공정한 경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밟겠다”고 설명했다.
강대식 현 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로 만료되는 만큼, 새 위원장 선출은 늦어도 7월 31일 이전에 완료될 전망이다. 향후 경선 결과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의 향배는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둔 당내 세력 균형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국회는 치열한 내부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구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