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패배로 마무리”…한국 U-17 여자대표팀, 모로코 친선대회 1승 2패→현지 적응 평가
라바트의 구름 사이로 아침 햇살이 스며든 그라운드. 한국 여자 17세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덜컥거리는 긴장과 함께 풋풋한 미소를 머금고 경기에 임했다. 익숙하지 않은 땅, 그러나 함께한 시간만큼은 하나의 여정이 됐다. 패배의 순간에도 그들은 고개를 들어 팀의 미래를 다시 그렸다.
대한축구협회 고현복 전임지도자가 이끈 한국 여자 U-17 대표팀이 모로코에서 열린 3개국 친선대회에서 귀중한 실전 경험을 쌓았다. 4일 오전 라바트 콤플렉스 모하메드 경기장에서 펼쳐진 마지막 경기에서 대표팀은 개최국 모로코에 2-4로 패했다. 이번 결과로 한국은 1승 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를 1-0으로 누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진 두 차례의 모로코전에서는 각각 0-1, 2-4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은 조직적인 움직임과 적극적인 전방 압박, 그리고 측면을 활용한 공세로 여러 차례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상대의 빠른 역습에 수비진이 흔들리며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전,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 속에서 대표팀은 조금 더 과감한 전진을 시도했다. 이다영, 문소리, 김주표 지도자진의 지도 아래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변화를 꾀했지만 환상적인 결정력은 조금 부족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빛났지만, 점수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고현복 감독은 경기 뒤 “모로코에서의 시간은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각자 내면의 힘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경험을 자양분 삼아, 월드컵 본선을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FIFA U-17 여자 월드컵은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이 참가하는 규모로 확대되고, 개최 역시 연례행사로 바뀌었다. 모로코가 향후 5년간 대회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번 친선대회는 본선 적응, 그리고 대비에 있어 무엇보다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팬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하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의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라운드 곳곳에 번진 도전의 눈빛, 서로를 격려하는 손길은 패배를 뛰어넘는 용기를 전했다.
조용히 다가온 아침, 선수들은 한 걸음 더 성장한 마음으로 경기장을 나섰다. 한국 U-17 대표팀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U-17 여자 월드컵 조 추첨식은 5일 오전 3시, 라바트에서 진행된다. 매일의 훈련과 패배, 그리고 희망이 쌓인 시간들은 다큐멘터리처럼 Team Korea의 미래를 그려간다. 본선 무대에서 이들이 다시 그라운드를 밟게 될 순간은 10월, 모로코의 달빛 아래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