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우크라이나 휴전 진전 없다”…트럼프·푸틴 1시간 통화에도 입장 평행선
국제

“우크라이나 휴전 진전 없다”…트럼프·푸틴 1시간 통화에도 입장 평행선

강예은 기자
입력

현지시각 7월 3일, 미국(USA)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Russia) 푸틴 대통령이 1시간에 걸친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Ukraine)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합의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 이번 통화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무기 등 무기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직후 이루어져, 양국 정상 간 입장 조율 여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꽤 긴 통화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선 아무 진전이 없었다.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취임 이후 여섯 번째로 이뤄진 이번 정상 간 대화는 최근 미국 무기 지원 논란과 유럽의 중재 시도 등 복합적인 배경에서 시행됐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역시 전쟁 목표와 입장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 측의 휴전 촉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 연합뉴스
트럼프 / 연합뉴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는 자국 안보 위협의 근본 원인, 특히 우크라이나의 서방 지향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전략 목표를 고수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근 무기 지원 중단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재정·안보 부담을 의식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무기를 지원했다. 우리 안전을 먼저 고려해야 할 때”라고 언급하며, 전임 바이든 대통령의 과도한 대외 지원 기조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번 통화에서는 이란을 비롯한 중동 정세와 사이버 안보 이슈도 함께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의 고위급 대화 추진 계획을 알리며 “이란과 직접 정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러시아, 중국(China), 이란, 북한(DPRK)을 미국 사이버 안보 위협 대상으로 공식 지정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 신경전이 군사뿐 아니라 사이버 공간으로도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미·러 정상 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신중하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순방길에서 “미국의 지원 없이는 유럽의 방위력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추가 협력을 촉구했다. 유럽 각국 역시 독자적 방위 역량 보완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미국-러시아 정상 간 직접적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외교 돌파구 마련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양국의 추가 협상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선을 매개로 한 군사·경제·사이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미·러 패권 경쟁의 구조적 한계를 노정한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해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트럼프#푸틴#우크라이나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