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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언, 33개 언어로 번역”…넷플릭스, 자막 현지화로 K-콘텐츠 글로벌화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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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현지화 기술이 K-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확장과 소비자 접근성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 산업 인재들을 대상으로 제주 방언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문화의 번역 및 접근성 노하우를 소개, 전 세계 33개 언어로 번역된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사례가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한다. 업계는 이러한 글로벌화 전략이 K-콘텐츠 경쟁력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넷플릭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자막 현지화와 접근성 증대 전략을 소개했다. 행사에는 약 70명에 이르는 예비 인재와 현직 종사자들이 참여,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 자막 제작과 언어적 뉘앙스까지 반영한 글로벌화 기술 현황이 공유됐다.

특히 제주방언 등 지역언어가 강하게 반영된 ‘폭싹 속았수다’의 자막은 총 33개 언어로 배포됐다. 각 국의 시청자들이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정서를 몰입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시적 표현 역시 현지 언어의 운율과 리듬을 살리는 번역이 적용됐다. 넷플릭스 내부 번역가와 로컬라이제이션 프로듀서의 협업, 외부 전문가 초청 강연 등 창의적 번역 구현을 위한 생태계가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자막 및 접근성 관련 투자는 단순한 서비스 요소를 넘어 K-콘텐츠 글로벌 진출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막 번역이 ‘소리를 글로 옮기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가 언어적·문화적 맥락을 직접 감지할 수 있도록 감정과 정서를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기술로 진화해왔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현지화, 접근성 개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OTT 사업자들은 시청자의 다양한 언어, 장애 여부, 문화적 배경을 포괄하는 자막 및 오디오 기술을 도입 중이다. 각 나라별 데이터 보호와 표현규제에 따른 번역 표준화, 번역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 접목 등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국 콘텐츠 번역·로컬라이제이션 교육 강화, K-콘텐츠 번역 인재 양성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좋은 자막은 읽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게 만든다”는 원칙 아래, 글로벌 시청자가 언어 장벽 없이 K-콘텐츠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제도적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지화·접근성 기술이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영상콘텐츠 수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글로벌 OTT 시장에서 ‘폭싹 속았수다’와 같은 자막 현지화 사례가 시장 안착의 바로미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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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폭싹속았수다#자막현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