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흐리고 습한 여름날, 함양을 걷다”…실내외 조화 여행이 일상
라이프

“흐리고 습한 여름날, 함양을 걷다”…실내외 조화 여행이 일상

최유진 기자
입력

흐리고 후텁지근한 여름날, 요즘은 햇살이 아닌 그늘과 실내를 고르는 여행자가 많아졌다. 예전엔 더위와 비를 피해 집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무심코 흐린 날씨에도 조화로운 여행 일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남 함양의 7월, 오전 기온은 27.8도에 습도 80%로 시작된다. 오후엔 예고 없는 소나기가 스치지만, 사람들은 그 흐림조차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SNS에는 상림공원 숲길에서 짧은 산책을 즐기거나, 용추계곡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계류에 발 담근 인증샷이 연이어 올라온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용추계곡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용추계곡

함양 도심 가까이 자리한 상림공원은 흐린 여름날 더욱 각광받는다. 숲이 주는 촉촉함, 곳곳에 드리운 그늘 길, 걷기만 해도 더위가 잠시 잦아든다며 “덥지 않아 오히려 걷기 좋다”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오후 빗줄기가 시작되면 함양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눈에 띈다. 고분 유물, 전통 생활기물 등이 전시돼 있어, 바깥 날씨와 관계없이 함양의 시간을 깊고 조용히 체험할 수 있다.

 

조금 더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개평한옥마을을 추천한다. 비가 멎은 뒤 골목을 거니는 감각, 오래 머문 한옥의 고즈넉한 공기, 일부 한옥에서 머무는 하룻밤의 정취. 여행자들은 “날씨 덕분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 오히려 고요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용추계곡의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계곡물 위로 흐르는 바람과 나뭇잎 소리에 마음이 열리는 경험, 습한 더위를 잊게 해준다며 “흐린 날이라 더 청량하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단,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엔 계곡 방문을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여름 여행은 상황에 따라 실내외 일정을 조화롭게 짜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며, “비나 흐린 하늘이 여행의 흠이 아니라 색다름이 되는 시대”라 표현한다.

 

커뮤니티에는 “한여름에도 숲길이 이토록 시원할 줄 몰랐다”, “비 오는 날 한옥마을 산책과 박물관 관람은 뜻밖의 선물”이라는 체험담이 흔하다. 계획과 즉흥의 균형을 찾는 흐름, 날씨와 상관없이 여행의 결을 즐기는 방식. 작고 사소하지만, 삶의 방향은 이런 여행의 변화 안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최유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함양#상림공원#용추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