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의 세대 교체”…이영주-김신지 합작, 대표팀 혁신→새 시대 서막 연다
인천 남동아시아드경기장의 잔디 위, 조용하지만 의미심장한 변화가 흐르고 있었다. 대표팀 웜업 이후 가벼운 농담이 오가던 미드필더 이영주에게, 어느덧 진중함이 묻어났다. 후배들과 손을 맞잡는 순간마다,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 선임자가 지켜야 할 자부심과 동료애가 동시에 피어올랐다. 마침내, 그의 옆자리를 새롭게 밝힌 인물은 2004년생 신예 김신지였다.
대표팀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이영주는 자연스럽게 김신지의 이름을 꺼냈다. 2000년대생 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현재의 대표팀은 에너지와 잠재력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이영주는 김신지를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동료”로 지목하며, 중원에서의 조화를 새 시대의 기점으로 바라봤다. 김신지의 안정적인 포지셔닝과 예리한 공간 인식, 압박을 풀어내는 움직임엔 베테랑의 신뢰가 깊이 배어 있었다.

두 선수의 호흡은 경기 경험과 스타일을 넘어 신기루처럼 다가오는 팀의 상징이 됐다. 이영주는 “발을 많이 맞추지 않았지만 서로의 위치를 감지할 만큼 호흡이 좋은 선수”라며, 전혀 새로운 대표팀 색깔의 탄생을 예고했다. 72경기 출전의 노련함과 이탈리아 AS 로마에서 내공을 쌓은 김신지의 도전은, 지난 호주 평가전에서 이미 중원의 힘으로 이어졌다.
감독 신상우 역시 해외리그 도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젊은 선수들의 체력과 투지, 계속된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출전 기회를 스스로 증명해내야 한다”는 숙제를 던지며 대표팀 내부의 경쟁과 자기계발을 독려했다. 더 이상 WK리그만이 길이 아닌, 몰데 FK 전유경 같은 유럽파의 무대 진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대표팀은 세대교체와 베테랑의 내공, 그리고 신예의 패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팬들의 관심은 두 세대가 공존하는 중원에서 어떤 새로운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지, 또 다시 한 번 대표팀의 혁신적 변신이 어떻게 증명될지에 쏠리고 있다.
시간을 견디고 길을 내온 선수들과, 변화의 출발점에 선 신예들의 만남. 반짝이는 땀방울과 묵직한 한숨이 교차하는 경기장 한복판에서, 여자축구 대표팀의 ‘내일’은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꿈의 서사는 29일 밤, 콜롬비아와의 A매치 현장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