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산망 마비, 재난 대응 책임은 전임 정부”…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직무유기 역공

문수빈 기자
입력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맞섰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계기로 행정 시스템 이중화와 재난 대비책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직무유기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29일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면서도, 윤석열 정권이 반복적 데이터센터 화재와 장애를 방치했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현 정부 출범 직후 이재명 정부에 쏠리기보다는, 2022년 카카오톡 먹통 및 2023년 전산망 장애 등에도 별다른 개선 없이 예산 반영을 미룬 전임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정자원 화재로 불편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정부는 신속히 상황을 수습해 하루라도 빨리 정부 시스템을 정상 가동하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만전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사고 당시 사과조차 하지 않았던 윤석열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책임자로서 진솔하게 송구스럽다며 국민 앞에 사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 등 책임론을 제기하자 민주당은 정쟁화를 경계하며 반박에 나섰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출범 100일이 갓 넘은 이재명 정부를 탓하며 정치 공세를 펼치는 것은 도를 넘은 행위”라며 “책임은 지난 3년간 개선을 미루었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최고위원 또한 “재난 사태에 대응할 이중화 시스템 부재가 본질”이라며 “이번 사태는 윤석열 정권의 명백한 직무유기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2023년 전산망 장애 이후 감사원도 이중화 필요성을 지적했으나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사고 수습 책임자인 행안부 장관에 대한 국민의힘 경질 요구는 화약고를 방치한 정당이 불 끄는 소방수를 끌어내리겠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윤석열과 당시 행안부 장관은 품질 보증 기간이 지난 배터리 교체 권고조차 거부했다”고 날을 세웠으며, “시스템 이중화와 재해 복구 관련 예산 반영을 미뤄 치명적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2022년 카카오 데이터센터 사고 이후 이중화 예산이 2024년 251억원 편성됐으나, 지난해 8월 갑작스레 235억원이 삭감됐다”며 “이중화 기회를 놓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은 전임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022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2023년 행정전산망 장애 이후 신속한 복구 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예산 미반영과 시스템 부실이 누적된 결과”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야는 전산망 정상화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의 시급함에 공감하면서도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는 향후 예산 심의와 제도적 개선 논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더불어민주당#윤석열#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