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언더파 리더보드 점령”…정태양, 영암 파운더스컵 선두 질주→첫 우승 청신호
흐린 가을 하늘 아래, 전남 영암의 드넓은 코스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정태양의 드라이버가 짧고도 정확한 궤적으로 페어웨이를 스쳤고, 활기찬 갤러리의 탄성이 이어졌다. 6번 홀 약 7미터 이글 퍼트 성공과 더불어 7·8번 홀 연속 버디로 전광판은 단숨에 정태양의 이름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렸다. 18홀 내내 흔들림 없는 플레이는 그가 오랜 기다림 끝에 꿈꾸는 첫 우승을 향해 한걸음 가까워졌음을 알렸다.
정태양은 4일 전남 영암 골프존카운티 영암45에서 치러진 2024 KPGA 투어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버디 7개, 이글 1개를 더해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앞선 정태양은 단독 선두를 굳혔다. 2000년생으로 2018년 정규 투어 데뷔 이후 아직 우승이 없는 정태양은, 이번 대회에서 커리어 첫 정상 등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태양의 그간 최고 성적은 2022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3위, 2023년 군산CC오픈 공동 3위였다. 이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정태양은 6번 홀에서 대담한 퍼팅으로 이글을 낚았고, 경기 막바지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위권 경쟁도 만만치 않았다. 김태훈과 송민혁이 8언더파 64타로 1타 차 공동 2위에 포진했다. 특히 2023년 신인왕 송민혁은 2번 홀 205야드에서 4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달성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송민혁은 “하반기를 시작하며 샷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조급해하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해 집중적으로 KPGA 투어에 임하는 한편, 내년 미국프로골프 투어 퀄리파잉스쿨도 준비 중이다.
김태훈은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고른 플레이를 선보이며 2020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오랜만의 우승 희망을 키웠다. 김태훈은 “올해가 시드 마지막이라 남은 시즌에 시드 유지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2승을 올린 옥태훈은 6언더파 66타로 공동 10위, 지난해 대회 챔피언 고군택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20위에 머물렀다.
날씨와 코스 여건 속에서 날카로운 집중력과 드라마틱한 샷 경쟁이 이어진 파운더스컵의 2라운드는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정태양의 끈질긴 도전과 젊은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골프 팬들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힘겨운 초가을 그린 위,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선수들의 눈빛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전율케 했다. KPGA 파운더스컵의 두 번째 라운드는 전남 영암 골프존카운티 영암45에서 이어지며, 정태양은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