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미션리스 블록체인 규제 논란”…미국, 이더리움-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갈등에 업계 촉각
현지시각 2025년 7월, 미국(USA)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퍼미션리스(공개형) 블록체인 활용을 근거로 라이선스를 거부할 수 없게 한 ‘GENIUS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존 정책성명 9(13)을 고수하며, 해당 네트워크에서의 토큰 발행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정책 충돌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모색하는 금융기관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더리움(Ethereum)은 2025년 8월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의 절반가량을 점유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USDC 한 종목만 해도 이더리움 기반에서 일일 200억 달러 이상이 전송되고 있으며, 트론(TRON) 등 경쟁 네트워크가 뒤를 잇는다. 블랙록의 BUIDL 등 대형 토큰화 자산 펀드 또한 주로 이더리움을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금융 정책 최전선에서 정책적 일관성 부재가 우려로 제기되고 있다.

정책 배경에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된 자금세탁방지(AML), 사이버 보안, 시스템 리스크 논란이 자리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7월 디지털자산 보고서에서 “연준은 정책성명 9(13)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신시아 루미스 의원 역시 “연준은 GENIUS법의 취지를 방해하지 말고, 미국 은행이 개방형 혁신을 주도하게 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의회 입법을 반영하겠다”면서도 “안정성과 건전성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서클, 스트라이프 등 주요 기관들은 ‘Arc’와 ‘Tempo’ 등 규제에 부합하는 퍼미션드(허가형) 네트워크를 별도 구축하거나, 두 단계를 거쳐 이더리움 메인넷과 연결하는 방식을 모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일차적으로 규제 친화망에서 발행한 뒤, 점차 메인 네트워크로 브릿징하는 ‘2단계 모델’이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부 논쟁에 대해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포브스는 “이더리움이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자산 토큰화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유지한다”며 “미국 규제의 방향성이 글로벌 표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했다. 업계 전문가는 “GENIUS법의 개방성 원칙과 연준의 안전성 우려가 접점을 찾는다면, 혁신과 리스크 관리가 균형을 이룬 규제 프레임워크로 나아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향후 연준이 정책을 수정해 은행이 직접 이더리움 등 퍼미션리스 네트워크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운영하도록 허용할지, 아니면 퍼미션드 네트워크에서 발행 후 공개망 연동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안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규제된 금융 시스템에 퍼미션리스 블록체인을 통합할 경우 글로벌 디지털 자산 질서 주도권을 확보할 잠재력이 크다”고 내다본다. 이번 정책 논의 결과가 국제 금융 및 블록체인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